할리우드의 명 사진작가, 허브릿츠 사진전
마돈나, 리처드 기어, 미셸 파이퍼 등과 작업
그가 찍은 100장의 흑백사진 전시
허브릿츠의 말이라면 그 누구도 거리낌 없이 옷을 벗었다. 그의 사진 속 모델들은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줬다. 허브릿츠는 2002년 50세의 나이에 에이즈로 생을 마감한 1980년대 할리우드의 대표 사진작가다. 그의 오리지널 흑백 사진 100점을 서울 종로구 세종미술관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릿츠’ 전에서 만날 수 있다.
아버지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허브릿츠는 우연히 여행길에서 친구의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 친구는 바로 배우 리처드 기어였다. 이후 마돈나를 ‘팝의 여왕’의 자리에 오르게 한 앨범 ‘True Blue’의 오리지널 흑백사진을 촬영하며 명 사진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 사진은 마돈나가 원조 팝스타 신디 로퍼를 누르고 여왕의 영예를 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편견을 탈피한 사진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자의 몸으로 남자를 사랑했던 그는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편견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당시 성적인 대상으로만 존재했던 여성들에게 우아하고 강인한 모습을 부여한 것이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우로 알려졌던 미셸 파이퍼의 남장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또 1980~90년대 활동 당시 유명 슈퍼모델의 필수 요소였던 섹시미를 탈피한 사진도 찍었다. 그의 뮤즈 중 하나인 모델 타티아나의 중성적인 분위기를 담은 사진은 잘 알려졌다.
전시는 크게 헐리우드 시대, 패션, 누드 등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사진 이외에 1980~90년대 할리우드를 회상할 수 있는 다양한 비디오 아트와 소품도 만나볼 수 있다. 허브릿츠 재단의 마크 맥케나 회장은 지난 해 방한 당시 “렌즈 속 모든 피사체에서 순수하고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허브릿츠를 한 인간으로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5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