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엔에서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실현해야 할 새로운 개발 목표로 설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가 시작되는 해다. SDGs는 2000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이행돼온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가 마무리됨에 따라, 전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앞으로 15년간 유엔과 국제사회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다. 지난해 9월 25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193개 회원국 대표들이 만장일치로 지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개발목표인 SDGs를 공식 승인하면서 전 지구적인 과제로 선포됐다.
SDGs에 앞서 지난 15년 동안 이행해온 MDGs는 모두 8개의 목표와 21개의 세부목표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세계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왔는데, 8개의 목표는 극심한 빈곤과 기아의 탈출, 보편적 초등교육의 제공, 성평등과 여성 자력화의 촉진, 아동사망 감소, 산모건강 증진, HIV/AIDS 말라리아와 다른 질병퇴치, 지속가능한 환경 보장, 개발을 위한 국제적 협력관계 구축 등이었다.
지난 15년 동안 이러한 목표들은 얼마나 달성됐을까. 사실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룬 분야도 있었지만, 기대 목표에 이르지 못한 채 새로운 과제를 남긴 분야도 있다. 유엔 발표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에서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층은 1990년 기준 인구의 47%에서 현재 14%까지 줄었고, 초등학교 취학률은 2000년 기준 83%에서 현재 91%까지 개선됐다. 반면 5세 미만의 어린이, 그리고 임산부 사망률 감소 노력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했고, 여성 취업률, 정치 참여 등 양성평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그밖에도 무력분쟁이나 갈등 등의 이유로 난민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숫자는 최근 5년간 4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앞으로 향후 15년 동안 실천하기 위해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최종 채택한 SDGs는 MDGs에 비해 훨씬 넓고 세부적이어서, 17개 목표(Goal)와 169개의 세부목표(Target)로 구성됐다. 뿐만 아니라 SDGs는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의 균형 있는 이행 방향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동안 MDGs가 인간과 사회적인 측면에 치중했던 점에 반해, SDGs는 사회발전 측면뿐 아니라 환경적인 지속가능성과 경제적인 번영까지 동시에 실현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목표 실천의 주체 대상도 확대해서, 그동안 MDGs가 각국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방식에서 탈피해 SDGs는 기업과 비영리기구 등 다양한 개발 주체들 간의 파트너십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의 MDGs가 개도국과 절대적 빈곤에 초점을 맞춘 목표였다면, SDGs는 선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와 지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빈곤과 불평등을 모두 포함하는 보편성을 강조한다.
결국 SDGs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주체들의 참여와 행동이 중요하고 동시에 국가와 지역의 상황에 맞는 실천이 중요하겠다. 즉, 각 개개인이 ‘나’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에 살아가고 있음을 인식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실천적 삶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책 『위 제너레이션(We-Generation)』의 저자 레이첼 보츠먼과 루 로저스가 제시하는 ‘관계와 협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 시민임을 스스로 인식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SDGs는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