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 연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에게 보낼 우정의 선물상자를 포장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부산 연제구 연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에게 보낼 우정의 선물상자를 포장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부산지역 초등학교는 대체로 인권 친화적인 학교문화가 조성됐으나, 고학년으로 갈수록 인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해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인권 친화적인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수립과 실효성 있는 인권교육을 위해 실시한 ‘학생 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부산지역에서 처음 실행한 이번 조사는 부산 시내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년별 1개 학급을 표집대상으로 선정해 총 2만8529명(남학생 1만3450명, 여학생 1만5079명)이 지난해 11월 18일부터 25일까지 부산시교육청 교육정책모니터 온라인 설문조사시스템을 통해 설문에 참여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5월에 교육청이 발표한 ‘학생 인권교육 기본계획’에 따라 실시한 것으로 부산 시내 초·중·고생의 인권 실태를 점검해 현장중심의 인권교육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 20문항으로 이뤄진 이번 설문에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아동권리를 중심으로 최근 문제가 되는 아동학대와 학생 아르바이트 문제까지 인권 일반, 평등권, 건강, 환경복지권, 참여권 등 초중등 공통설문과 중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소근로자 노동인권 관련 5문항(총 25문항)으로 구성됐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학생이 교과와 비교과 영역에서 체험 위주의 인권교육을 희망하고 있으며, 학생 인권조례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70%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최근 아동학대 사안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강요나 폭언과 욕설, 체벌 등이 중등학교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난 점(20% 내외)은 앞으로 부산교육청이 해결해야 할 인권교육의 과제다.

그뿐만 아니라 학생의 건강과 직결된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초등학교가 7~8시간, 중학교는 6~7시간, 고등학교는 5~6시간으로 나타나 상급학년으로 진학할수록 학습에 대한 부담이 수면 시간의 단축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고의 경우 33.4%의 학생들이 5시간 미만의 수면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기의 건강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는 아동학대 문제나 학교폭력,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인권교육이라는 점에서 향후 인권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며 “최근 발생한 가정과 사회에서의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2016년에는 조사범위를 가정과 사회로 확대해 인권실태조사를 하는 등 학생들이 가정이나 사회에서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인권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인권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학교와 가정에서의 인권개선 등을 위한 학생, 교사,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생 인권교육 수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인권 친화적인 생활교육을 위한 교단지원자료 ‘사례로 본 학생 인권 이야기’를 전 학교에 보급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업무협약으로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생인권 토요교실’을 운영한다. 학급자치 회의시간에는 학생들 스스로 인권에 대한 주제로 인권 토의토론 교실을 개최하며, 관련 교과 시간에는 학생들의 인권교육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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