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게 가장 위험한 생물 1위가 모기라고 한다. 지금 전 세계는 모기들이 옮기는 질병과 바이러스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생아의 뇌 성장을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다. ‘지카’는 아프리카 우간다에 있는 숲의 이름. 1947년 지카 숲에 사는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라 이름 지어졌으며 이집트 숲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 들어 사람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조금씩 퍼지다 항공 여행의 활성화로 남태평양을 거쳐 중남미까지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숲 모기는 열이 끓으면서 온몸이 부서지는 듯 아파서 ‘악마의 병’으로 불리는 뎅기열도 옮기는데 지금 동남아에는 날이 추워지면 잦아들기 마련인 뎅기열이 계속 퍼지고 있다고 한다. 기후 변화로 겨울에도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511명, 말레이시아에서 336명, 인도네시아에선 400명이 뎅기열에 감염돼 숨졌다. 태국에서도 140명이 넘는 사람들이 뎅기열로 인해 숨졌는데, 특히 지난달에는 유명 배우 트릿싸디가 뎅기열로 세상을 떠나면서 태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배우 트릿싸디는 다리까지 절단하면서 뎅기열과 싸웠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태국의 뎅기열 감염자 수가 14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유명 배우의 죽음이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그 충격은 더 컸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로 인한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은 삼림 파괴와 환경오염, 기후변화 탓이라고 지적한다. 마구잡이 벌목이 이뤄지면서 천연림은 줄어들고, 도시 지역에는 모기가 서식하기 쉬운 지저분한 환경이 조성된 데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아열대 모기의 서식 가능 지역이 넓어지면서 이집트 숲 모기가 급속히 퍼졌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주로 동물과 모기 사이의 ‘닫힌 사이클’ 안에서만 퍼졌던 병이 인간이 벌목, 여행 등을 통해 사이클 안으로 침입해 들어오면서 사람에게도 퍼지게 되었다는 지적이다.
모기로 인한 전염병의 증가를 야기하는 무분별한 벌목, 빈번해진 해외여행, 가속화되는 기후변화 등은 모두 인류의 경제활동, 에너지 과소비가 원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생물은 모기가 아니라 바로 인간 자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