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우리나라 정서상 여성이 똑똑한 척하면 밉상이 될 수 있으니 약간 모자란듯 보여야 한다고 여성예비후보자들에게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3일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20대 총선 여성예비후보자대회’를 개최했다.
여성예비후보자대회는 총선을 앞두고 당 차원에서 소속 여성 예비후보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로 전국의 여성 예비후보자 68명이 참석했다. 또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황진하 사무총장, 이에리사 중앙여성위원장, 홍문표, 권성동, 황인자, 이자스민, 김희정, 박순자, 이혜훈, 나경원, 김을동 의원 등이 참석해 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김무성 대표 등 고위직 의원들의 격려사 후 ‘멘토와의 만남’ 시간이 열렸다. 여성 예비후보자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현역 여성의원이 답변을 해주는 자리였고 김을동 의원, 김희정 의원이 답변을 하는 멘토로 나섰다.
후보들은 선거운동 시 효과적인 방법 등을 주로 질문했고 김을동 의원은 여성 후보들에게 약간 모자란 듯이 보여야 좋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정서에 아직까지도 여성이 똑똑한 척하면 밉상이 될 수 있으니 약간 모자란듯 보여야 한다”며 누가 질문을 할 때 똑부러지게 얘기하면 듣는 것 같으면서도 거부감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자신이 20대 때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당시 경험을 들었다. 김 전 의장의 부인이 모든 질문에 ‘네네네’라고 답변했다면서 “나를 비판하거나 칭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네네네’라고 얘기하는 게 좋고 내 이론을 개진하고 인상을 쓰는 건 아니라고 본다. 자존심을 독에 묻어놓고 포커페이스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51개 여성단체는 4일 성명을 내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새누리당 중진의원들은 각성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여성후보에게 선거 전략이라고 조언한 내용은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반한 성차별적인 발언”이라며 “국회 내에서 기존의 잘못된 ‘여성’의 이미지를 재생산하고 불평등한 젠더 관계를 고착화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