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보건서비스권·세계화 등 집중논의

원주민 여성 인권문제 강도높게 언급

“북경+5, 북경행동강령보다 강화” 평가도

6월 5∼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5회 세계여성대회에 참가한 한국여성개발원 김양희 수

석연구위원(사회문화연구부)과 강선혜 연구위원(국제협력)이 이번 대회의 성과에 대해 특별

기고를 했다.

김양희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대표단의 일원으로, 강선혜 연구위원은 NGO의 일원으로 대회

에 참가, GO와 NGO의 관점을 총괄 정리했다. 바쁜 일정 중에도 여성신문 독자들을 위해

옥고를 보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린다.

편집자 주

2000년 6월 5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여성2000: 21세기를 위한 성평등, 발전, 평

화’라는 주제로 제23차 유엔여성특별총회가 개최되었다. 비공식적으로는 ‘북경이후 5년

(Beijing+5)’이라고 불리기도 한 이번 회의의 목적은 5년 전 북경세계여성대회에서 채택된

행동강령 이행의 성과를 평가하고, 새롭게 대두된 도전적 요소들을 고려하여 향후 여성발전

을 위한 보다 구체화된 목표와 벤치마크를 마련하는 데 있었다. 비공식적인 목적으로는 북

경행동강령 이행에 대한 일반대중의 의식 고양이 강조되었다.

세계 180개 국가에서 10,000여명(NGO포함)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크게 총회와, 결과문서

채택을 위한 임시위원회, 그리고 각종 주제에 대한 패널과 워크숍 등 세 가지로 구성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 백경남 위원장을 비롯하여 박우건 조정관, 여성

특별위원회 위원, 각 부처 여성정책담당관 등 모두 16명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하였

다.

정부의 수석대표인 백경남 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수석대표 연설에서 세계화가 여성에게

미친 영향과 그 대응책, 우리 정부의 폭력근절을 위한 노력, 한반도의 평화구축을 위한 여성

의 역할, 여성부 신설계획 등에 관해 소개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번에 정부대표단

은 일본,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포함된 JUSCANZ 그룹과 입장을 같이 하였으며, 그룹

내는 물론 그룹간 협상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였다.

북경 이후의 평가에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근절을 위한 입법화가 이루어

졌고, ‘전통’이라는 미명 아래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관습들(예컨대, 여아 성기절단과

같은)에 대한 문제의식이 형성되었으며, 의사결정 및 지도자 위치에의 여성참여가 증가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제와 교육 부문의 성차는 여전하고, 국가별

입법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은 증가하였으며, AIDS의 창궐, 인신매매, 세계화

로 인한 여성고용 문제 등이 새로운 도전적 이슈로 등장하였다.

리비아·수단·바티칸 등에

‘남성 소수 횡포’ 비난

회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여성지위위원회가 마련한 결과문서에 대한 협상이 수차례 진행되

었으나 개막까지 문서의 3/4정도가 미합의된 채로 남아 있었으며, 연일 새벽까지 협상이 계

속되었음에도 결국에는 9일에 폐막될 예정이었던 데서 하루를 연장하여 10일에나 최종 결과

문서가 통과되고 회의는 폐막되었다.

결과문서는 ①서론, ②북경행동강령의 주요 관심분야별 이행성과와 장애, ③북경선언과 행

동강령의 완전한 이행에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도전요소들, ④보다 완전하고 조속한 이행을

위한 행동조치 등 네 개의 장, 총 139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과문서 중 합의가 어려웠던 대표적인 것으로, 세계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해 온 개도

국들이 부채탕감 및 경제원조와 관련하여 선진국들과 의견차이를 보이고, 선진국들이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성적 취향에 따른 차별문제 등을 문서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한 데 대

해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들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반발한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회의 관계자는 정부대표들 중에 여성문제 전문가가 더 많이 포함되었더라면 협상이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부에서는 결과문서 채택과정에서 투표와 다수에 의한 결정방법을 택하지 않고 단어마다

합의에 이루는 과정을 택하는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특히 표현의 뉘앙스나 어휘를 놓

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 시간의 낭비라는 비판도 있었다. 또한 교묘한 방해와 지연전술로 협

상의 난항을 초래한 니카라구아, 리비아, 수단, 이라크 등 몇몇 나라들과 바티칸에 대해

‘남성 소수의 횡포’라는 비판도 있었다.

여아 성기절단·명예살인,

부부강간 등에 강한 문제의식

전체적으로 ‘북경+5 결과문서’는 다음의 몇가지 측면에서 북경행동강령보다 강화된 것

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선 보건과 관련하여 모성사망을 중요하게 다루었고, 남성들이 안전한 성생활을 하도록 교

육을 강조한 점,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의 젠더 측면이 강조된 점, ICPD(인구개발회의)+5의

목표를 재확인한 점, 보건분야의 구조조정이 보건서비스에 대한 여성들의 접근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폭력과 관련해서는 명예살인과 강제결

혼이 국제적으로 합의된 문서에서 최초로 언급되었다는 점, 혼수관련 폭력에 대해 더욱 강

력한 조치를 언급한 점, 부부강간을 처벌하는 법제정 및 모든 종류의 가정폭력을 다루는 보

다 강력한 기제를 언급한 점 등에서 진전되었다. 세계화와 관련해서는 여성에 미치는 부정

적인 영향과 사회보장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을 강조하고, 소자본관련 의사결정에의 동등참

여를 강조한 점을 들 수 있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상속권과 재산권, 주택에 대한 권리, 성인지적인 재정, 여성의 노동권에

대한 ILO선언 등이 언급된 것이 성과이다. 인권에 있어서는 CEDAW(유엔여성차별철폐협

약) 선택의정서비준이 강조되고, 여성수용시설, 여성과 남성 이주난민의 평등문제, 원주민

여성의 인권에 대해 강도 높은 언급을 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경험을 중시하는 맥락에서 ‘herstory’란 용어가 사용된 것도 특기할 만하

다. 끝으로 정치세력화와 관련하여 정당과 의회의 여성참여 확대를 위한 할당제 등의 적극

적 조치가 강조되었다.

그러나 최종 채택된 결과문서에서 우간다 같은 나라의 경우에는 인종학살에 대한 언급이

누락된 것에 대해, EU와 미국은 성적 취향에 따른 차별과 임신중절에 관한 ICPD+5의 언어

를 포함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였다. 미국은 세계화의 부정적인 영향 및 무장

해제와 관련된 문단에 대해서 유보의 뜻을 나타내었다.

또한 기금과 관련하여 기존의 재원을 재할당할 수는 있어도 증액을 약속할 수 없음을 밝혔

다. 한편 NGO의 활동상황을 보면, 세계각국 1,200개 이상의 NGO가 참석하였다. 각 NGO

당 3명까지 참가가 가능했으며, 각 NGO당 특별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2개의 패스가 주어졌

다. 모든 행사에는 자신의 사진이 부착된 ID와 패스가 있어야 접근할 수 있었다. 특히 총회

장에는 NGO의 경우 티켓이 있어야 옵저버로 입장할 수 있었는데 하루 50장의 티켓만이 배

포되어 NGO의 불만이 컸으며, 결과문서 채택을 위한 비공식회의에도 NGO의 접근은 제한

됐다. 이러한 NGO 지위와 제한적인 참여는 회의기간 중 UN과의 계속적인 마찰요인이 되

었다.

1,200여 NGO 하루 입장티켓은 50장

‘접근제한’에 UN과 계속 마찰

정부대표단을 중심으로 총회와 결과문서 채택을 위한 실무위원회가 진행된 반면, NGO들은

유엔본부와 유엔처치센터를 비롯하여 뉴욕의 곳곳에서 리셉션, 포럼, 심포지엄, 필름페스티

발, 패널토의, 특별행사 등 125개 이상의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또한 결과문서에

NGO의 우선순위(보건, 폭력, 세계화, 경제, 인권, 정치세력화 등)가 포함될 수 있도록 정부

대표단을 대상으로 하는 로비도 진행되었다.

결과문서에 대해 NGO들은 북경행동강령 이행을 위한 좀더 구체적인 벤치마크, 목적·시간

을 명시한 목표·지표·자원 등을 담은 좀더 강력한 문서를 만들기 위한 정부와 유엔의 강

력한 정치적인 의지가 담겨있지 않은 것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였다.

우리 나라에선 NGO 자격으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및 한국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한 15개 단

체에서 25명이 참가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의는 6월 6일 ‘Beyond 2000: Women’s

Growth in Connection and Interconnection’을, 한국여성NGO네트워크는 6월 7일 ‘East

Asian Actions and Strategies’를 개최했다.

김양희/ 한국여성개발원 수석연구위원(사회문화연구부)

강선혜/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국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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