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앞에서 신부 집단 윤간 후 살해… 인도네시아서 300만 명 집단 학살, 민중이 단죄했다”
“신랑 앞에서 신부 집단 윤간 후 살해… 인도네시아서 300만 명 집단 학살, 민중이 단죄했다”
  • 최형미 객원기자
  • 승인 2016.01.27 10:30
  • 수정 2016-01-27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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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사스키아 위어링가 네덜란드 암스텔담대 교수의 증언

살인과 실종, 고문, 성폭력

너무나 잔인했던 그들

지난해 11월 10∼13일

네덜란드 헤이그서 열린

‘1965년 인도네시아

집단 학살 국제민중법정’

주도한 대학교수의 증언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국제민중법정,

“위안부 여성국제전범법정서 영감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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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나치에 의해 600만 명의 유태인이 학살당했고,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에서는 250만 명이 학살됐고 아프리카 르완다에서는 후투족에 의해 100만 명의 투치족과 중도파가 집단학살을 당했다. 20세기에 집권 정권에 의해 일어났던 집단학살 사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1965년 인도네시아 집단학살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 사건은 오랫동안 인도네시아 정부에 의해 은폐돼 왔기 때문이다. 또 현재 가해자들이 기득권을 잡고 살아가고 있어서 사건의 진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지 50년이 지나 사람들이 그때 일들을 증언하기 시작했다.

“새 신랑, 새 신부가 결혼한 지 열흘째 되는 날 군인들에 의해 잡혀갔어요. 새 신랑은 성기에 전기 고문을 당했고 사람들 앞에서 신부와 성교를 하라고 강요당했지요. 물론 안 됐지요. 군인들은 그를 비웃으며 신랑이 보는 앞에서 신부를 돌아가며 윤간을 한 후 죽여 버렸어요. 그리고 그들은 신랑을 향해 말했지요. ‘누가 진짜 남자인지 이제 알겠지?’”

어떤 이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잡혀가 고문을 당했고 죄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자 저녁마다 20∼30구씩 되는 시체를 강에 버리는 일을 해야 했다. 어떤 이는 남편이 없는 사이에 집단강간을 당했다. 살인, 실종, 고문, 감금, 성폭력을 겪은 많은 사람들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밝혀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인도네시아 경찰이나 진상조사를 위한 정부 조직이나 법정이 아니었다. 낯선 땅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지난해 11월 10∼13일 열린 ‘1965년 인도네시아 집단 학살에 대한 국제민중법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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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민중법정은 법적인 효력이 있는 정식법정이 아니고 모의법정이다. 지난 2000년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도쿄에서 ‘여성 국제 전법 재판’을 열어 천왕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적이 있었다. 피해자의 고통과 가해자의 잘못을 가려내어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영감을 얻어 인도네시아 피해자들을 위해 ‘국제민중법정 1965’을 개최한 것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가 14일 공동주관한 ‘2016 제1회 열린 포럼’이 성폭력 상담소 이안젤라홀에서 열렸다. ‘인도네시아 대학살(1965)과 국제 법정 사례를 통해 본 여성폭력과 인권’이라는 주제로 사스키아 위어링가 네덜란드 암스텔담대 교수가 초청됐다. 1월 9일부터 18일까지 이대에서 열린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EGEP) 프로그램 참석차 한국에 온 위어링가 교수의 강연에는 여성·평화단체 관계자와 대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해 열띤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위어링가 교수는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인권위원회가 정부에 1965년 집단학살에 대한 진상조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정부가 무시했고, 그 자료를 열람하지 못하게 금지 시켜버렸다”며 국제민중법정이 열린 배경을 설명했다. “집단학살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도네시아에서 밝혀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지요. 이듬해 우리 집에서 1965년 집단 학살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모였지요. 그곳에는 ‘액트 오브 킬링’으로 인도네시아 집단학살을 다큐멘터리에 담았던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도 함께 있었지요.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는 국제민중법정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어요.”

인도네시아 집단 학살에서 죽은 사람은 국제인권위원회 공식집계로 100만 명이지만 집단 매장된 많은 시신들이 파헤쳐지지 않았기에, 위어링가 교수는 죽은 사람이 200∼300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 사건은 1965년 9월말 인도네시아 독립운동 영웅이었던 6명의 장군이 살해된 것에서 시작됐어요. 당시 군부에서는 공산주의 페미니스트 조직인 거와니(Gerwani)의 어린 소녀들이 장군들 앞에서 벌거벗고 춤을 추며 유혹을 해 그들의 눈알을 빼고 거세를 해서 죽였다고 발표를 했지요.”

위어링가 교수는 성적인 공포가 인간에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폭력으로 바뀌는지를 설명했다 “‘거세’와 ‘살인’이라는 선정적인 발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사람들은 여성주의자들과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와 분노에 휩싸였어요. 그들에 대한 혐오적 소문은 폭력으로 변했고 전국에 걸쳐 공산주의라고 의심되는 사람들은 집단 학살되었지요. 이 사건을 통해 활발했던 여성운동기관이었던 거와니 조직원들은 벌거벗고 춤을 추는 창녀들로 알려지게 되었지요. 국가는 미디어를 통해 여성운동 조직이 성적으로 방종하다고 거짓 선전을 했지요. 모든 여성운동은 그 후 사라져 버렸지요. 나이든 거와니 활동가들은 아직도 손자 손녀들에게 할머니가 창녀였느냐는 질문을 듣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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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링거 교수는 이 모든 것이 32년 동안 군부독재를 했던 수하르토 장군 측의 거짓말이었음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그 연구 때문에 오랫동안 인도네시아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었다. 그리고 또다시 사라져가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국제민중법정을 여는 일에 참가했던 것이다.

위어링가 교수는 국제민중법정을 준비하기 위해 각 국에 펀드를 구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르완다나 캄보디아 집단학살의 경우 진상조사를 위한 기금을 주었지만 서방 국가에서는 자연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와 관계를 고려해서 주저했다. 국제민중법정을 위한 자료들을 모으기 위해 학자 40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인도네시아 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증인으로 출석해서 자료들이 사실이라고 증언하였다.

이 법정은 개인을 기소하기보다는 인도네시아 정부를 법정에 세운 것이다. 사람들이 살해되고 고문되었고 성폭력당하고 강제로 노예처럼 노동을 했어야 했는데 정부는 그것에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암묵적으로 승인했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피해자들이 당한 폭력을 항목별로 분명하게 나누었다. 예컨대 뭉뚱그려 성폭력이라고 하지 않고 성고문, 성노예, 강제 매춘 등으로 나누어서 당시에 일어났던 일들을 분명하게 기억하게 했다.

미국 영국 호주 정부 역시 민중법정에 의해 공모자로 기소됐다. 당시 냉전시대였고 몇몇의 국가는 소규모의 군대를 제공했으며 돈을 보냈다. 심지어 자신들이 제거하고 싶은 사람들의 명단을 제공하기까지 했다. 판사로는 법류가, 정치가 인권 전문가들이 남아프리카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 참석했고 이것이 2016년 유엔 인권위에서 다루기를 희망했다. 이후 젊은 세대를 위한 역사교육자료 만들기, 희생자 명예회복과 보상 등 다양한 후속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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