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족공동체의 대안 제시 돋보여
지난 6월 3일 여해문화공간에서는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가 마
련한 열린가족축제 '이제 닫힌 가족의 빗장을 열자!'가 진행됐다. 이 행
사는 남녀로 이루어진 부부와 그들의 자녀로 이루어진 소위 ‘정상가
족’이 유일한 가치로 인정되는 편견 속에 가려져 왔던 한부모가족, 독
신가족, 공동체가족, 무자녀가족, 공동육아공동체 등 다양한 가족공동체
의 대안적인 모습을 담아낸 자리였다.
이날 초대받은 독신여성 옥선희 비디오칼럼니스트, '마지못해 한 이혼,
뜻밖의 행복'의 저자 조재구 양천케이블TV 사장, 두 딸과 함께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있는 김명준 사회복지관 강사, 씩씩한 엄마와
간디학교에서 즐겁게 사는 15세의 당당한 소녀 이미애양, 자신의 빛깔을
찾아가는 아이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는 ‘들꽃피는 마을’의 조
순실씨 등이 생생히 ‘열린가족’의 사례를 들려주었다.
옥선희 비디오칼럼니스트는 성공적인 독신을 위한 지침으로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 일을 통해 즐거움과 경제적 독립을 성취하는 일, 또 남의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단순한 성격 등을 제시했다.
이혼 후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조재구 사장은 “이혼 전에는 아내
에게만 전담시켰던 육아를 맡아하며 때로는 자식 때문에 속상한 일도 많
았지만 그것 때문에 전에 맛보지 못한 커다란 행복도 느꼈다”면서 주부
들이 하루 종일 노는 줄 알았는데 실제 살림을 해보니 반복적이고 끝도
없는 가사에 지치는 때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남성들이 가사
에 책임감을 가지고 가족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전했다.
94년 문을 연 이래 현재 10가구가 살고 있는 들꽃피는 마을에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묶이지는 않았지만 혈연보다 더 진한 애정과 이해로 뭉쳐
벌이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득했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가출청소
녀들과 함께 가족을 이루어 사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으리라는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감
안한다면 하루 빨리 소위 정상가족 이외의 가족형태에 대한 편견에서 벗
어난 이해와 포용이 절실하다고 조순실씨는 강조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