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사색을 거쳐 자기 성찰로 승화한 지식인의 지표
'여성이 희망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품다' 등 여성계에 메시지 남겨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널리 알려진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지난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은 후 투병 중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끝내 이날 오후 10시경 서울 목동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우리 시대 대표 진보 지식인인 고인은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경제학과와 동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근무하던 1968년 '통일혁명당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여년간 옥고를 치른 뒤 1988년 8·15 특별 가석방됐다.
고인은 감옥에서 보낸 20년 동안의 생각과 소회를 담은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에서 강의하며 후학양성에 힘썼다. 2006년 정년퇴임 후에도 석좌교수로 재직해 왔다.
저서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변방을 찾아서' 등이 있다. 또 고인은 '신영복체' '어깨동무체' 등으로 불리는 글씨체로도 잘 알려졌다.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에 사용된 글씨체도 신 교수의 작품이다.
고인은 여성신문을 통해 여성계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에는 ‘제10회 미래를 이끌 여성지도자상’ 수상자에게 ‘여성이 희망이다’라는 축하 서화를 보냈고, 여성신문 창간 23주년 때는 직접 쓴 붓글씨 ‘아름다운 세상을 품다’를 보내 여성들에게 격려와 응원, 사랑을 전했다.
고인의 장례는 성공회대 학교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16일 오후 2시 학내 성당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18일 오전 11시 같은 곳에서 진행된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영순(68)씨와 아들 지용(26)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