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돌 맞은 관악사회복지 조흥식 이사장·서울대 교수

늠름한 성인으로 성장한

지역복지운동의 메카

마을·협동·민주주의 실현

3대 가치 실현에 온힘

사람 중심의 경제,

일상적인 삶 중심의

복지 정책 절실”

 

조흥식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 4학년 재학 중 1년간 난곡마을 야학 교사를 지냈다. 그렇게 도시의 빈자들과 인연을 맺은 지 40년이 넘었다. 어느새 그의 머리칼도 희끗희끗해졌다.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조흥식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 4학년 재학 중 1년간 난곡마을 야학 교사를 지냈다. 그렇게 도시의 빈자들과 인연을 맺은 지 40년이 넘었다. 어느새 그의 머리칼도 희끗희끗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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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판자촌이 빼곡한 서울의 달동네 난곡을 둘러보던 한 청년은 가늘게 한숨을 쉬었다. 스물두 살 청년의 이름은 조흥식, 서울대 4학년생이었다. 산비탈의 가파른 골목에는 낡고 허름한 집들이 지붕을 맞댄 채 대규모 빈민촌을 형성했다. 골짜기마다 난초가 흐드러지게 피어 은은한 향기가 난다고 해서 ‘난곡’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정작 동네에 난초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달동네로 밀려들어온 빈민들은 난곡에 ‘낙골(落骨)’이란 자조적인 별명을 지어 붙였다. 뼈들이 흩어진 마을이라는 뜻이다.

야학 교사로 난곡과 인연 맺어

서울대가 대학로에서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1975년, 조흥식은 다른 서울대생 20여 명과 함께 난곡마을에서 1년 간 야학을 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운동권 출신의 그로서는 야학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1991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임용된 후 그의 발길은 다시 난곡을 향했다. 판자촌이 즐비했던 난곡에선 재개발 바람이 거셌다. 부동산 투기꾼들이 밀려왔고 한편에선 지역주민운동을 하는 NGO 사람들도 모여 들었다.

관악사회복지는 이런 분위기에서 태동했다. 독재 정권 아래서 긴 잠에 빠졌던 지방자치제는 95년 전국 4대 동시 지방선거를 통해 부활했다. 빈민운동을 오래 해오던 관악구의회 김혜경 의원(전 민주노동당 대표)과 봉천동 나눔의집 송경용 신부, 조 교수, 박승한 현 운영위원장 등이 의기투합해 풀뿌리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실천하는 운동조직인 관악사회복지를 결성했다.

국내 지역복지운동의 효시로 통하는 관악사회복지가 올해 21돌을 맞았다. ‘주민 스스로 참여하고, 주민과 함께 실천하며, 행복한 관악을 만드는 디딤돌이 된다’는 것이 관악사회복지의 사명문이다. ‘낮은 곳에서 일구는 숲’(주제가)에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다. 나무 한 그루씩 떨어져 있으면 숲이 될 수 없다. 숲이 되려면 등을 맞대고 함께 살아야 한다. 동네도 마찬가지다. 21년 전 달동네 재개발로 오갈 데 없는 ‘도시의 빈자들’을 보듬는 일부터 시작한 관악사회복지는 이제 풀뿌리 주민운동단체로 늠름한 청년이 됐다.

-창립 21돌의 의미를 짚어 달라.

“관악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하는 복지 운동이라는 점이다. 국가로부터 제도로 주어진 복지가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복지 운동이다. 사람을 중심에 놓지 않으면 복지는 동정이나 자선에 흐르기 쉽다. 복지 권리를 찾는 것도 실은 사람이 주체가 돼야 한다. 풀뿌리를 다져나가면서 국가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부가 기초생활을 많이 보장해주지만 그럴수록 의존성도 강해지는 건 아닐까. 관악사회복지는 같이 돈 내고 같이 협동조합도 만든다. 할머니들이 한 달에 1만원씩 걷는데 어려운 사람들이 먼저 이 돈을 쓰게 하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계, 향약 등 우리의 공동체적 전통도 자조 정신을 갖고 있지 않나.

“물론이다. 우리의 전통에서 이어 내려온 두레운동 등은 스스로 돕는 기본 정신을 갖고 있다. 국가로부터 당당하게 권리를 요구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요구하고 주민 스스로 제도와 정책을 만드는 주민 자조, 자주 공동체 운동이기도 하다. 심지어 왕조시대 때도 지역공동체가 있었다. 관악사회복지는 지역복지 공동체운동의 정신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영원히 변함없는 기본 조직 방향일 게다.”

-지난해 12월 19일 20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관악구청에서 열었는데 400석 규모 대강당이 꽉 찼다. 500여 명쯤 다녀갔다. 20년 넘은 세월동안 풀뿌리 주민운동단체가 이어온 것은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명예회원으로 고인이 되신 김한경 2대 이사장과 허세욱 열사, 주민활동가들,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천원의희망 등 후원단체와 봉천동나눔의집, 한국헬프에이지 등 협력단체들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흥식 교수는 관악사회복지가 내놓은 ‘비전 2020 선언문’에 대해 “‘마을‧협동‧민주주의’를 위해 향후 5년을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이자 사회에 내놓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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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식 교수는 관악사회복지가 내놓은 ‘비전 2020 선언문’에 대해 “‘마을‧협동‧민주주의’를 위해 향후 5년을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이자 사회에 내놓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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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나는 왜 가난하게 사는가

조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관악사회복지 3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가장 큰 변화로 “엘리트주의였다가 점점 다양한 주민들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꼽았다. 노인층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것도 특징이다. 젊은 사람들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찾아 동네를 떠나지만 노인층은 한 자리에 뿌리내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결성 당시 중년이던 여성들이 이제는 할머니가 되어 관악사회복지와 함께 하고 있다.

25돌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은 관악사회복지는 ‘비전 2020 선언문’을 내놓았다. ‘마을‧협동‧민주주의’를 위해 향후 5년을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이자 사회에 내놓는 약속이다. “마을이라는 풀뿌리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협동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실천하는 주민들의 힘을 모아, 민주주의를 향상시켜 주민이 주인 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그러면서 그는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체험 없는 이론은 절대 행동으로 나타날 수 없고,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명에서 살았고 지금 사는 곳은 구로 개봉동이다. 나는 가난하게 사는 편이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아니다. 일부러 그런 생활을 한다. 남들은 국립대 교수가 왜 그러냐면서 의아해 한다. 정치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시선도 있더라. 사실 광명에 왔을 때 ‘돈 벌면 강남 가야지’ 했다. 그런데 빈곤을 가르치는 사람인데 구태여 옮길 필요가 뭐 있나, 여기서 살아야 생생한 체험을 하겠다는 생각에 집을 옮기려던 마음도 사라지더라.”

그는 광명에 살 당시 광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창립해 대표를 지냈고, 참여연대 창립 멤버로 초대 사회복지위원장,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장을 지냈다. 참여연대에선 국민생활 최저선 확보 운동과 공익 소송을 이끌었다. ‘고장 난 나라의 감시자’ 역할에 진보 복지학자인 그가 관여한 것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승자독식의 정글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방법으로 그는 시민복지국가를 강조해왔다. 우리나라가 선성장-후복지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미국식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등 소득 양극화를 양산하면서 복지로 구멍을 메우는 방식으로는 진정한 복지국가가 될 수 없다는 일침이다. 경제와 복지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는 성장친화형 ‘사회투자 복지국가’ 모델은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우리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 교수가 말한 시민복지국가를 이루려면 지역자치‧연대에 기반을 둔 복지운동이 활성화돼야 한다.

양극화, 풀뿌리 민주주의로 해결해야

그는 한국여성재단 배분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이룬 데는 똑똑한 여성들의 힘이 뒷받침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많은 복지 영역에서 그의 이름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는 “마음에 빚이 남아 있다”며 “대학 때 학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곤 자연스레 운동권에서 멀어졌다. 그때 친구들을 떠난데 대해 굉장히 죄책감을 느꼈다. 그 후 대학에 자리 잡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온 것 같다”고 했다.

1972년 유신 독재가 시작되던 그해 부산중고를 마치고 서울대로 유학 온 그는 당시 금서였던 『페다고지』를 읽고 난 후의 충격을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렸다.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서가 가져다준 지적 유혹은 엄청났다. 이른바 금서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비합법적으로 유통됐다. “마치‘폭탄 돌리기’처럼 금서를 빨리 읽고 친구들에게 돌리고 토론했다. 『타임』,  『뉴스위크』지에 실린 대통령 관련 기사조차 까맣게 색칠해서 국민이 못 보게 하던 엄혹한 시절이었다. 은행에서 일하던 부친 덕에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지만 반독재 투쟁에 나선 것은 스프링이 튀어 오르듯 자연스런 선택이었다.

그는 운동권 서클인 한국문화연구회(한문연) 노동분과쪽에서 공부하면서 마산공단도 가고 태백 탄광촌도 갔었다고 한다. 이철 전 코레일 사장이 중학교 3년 선배로 사회학과생이었는데 군대에 잡혀갔다가 그가 1학년 2학기일 때 복학해 가깝게 지냈다. 1973년 10월 문리대에서 유신체제에 저항하는 큰 시위가 벌어졌다. 그 역시 데모에 앞장서다 경찰서에 잡혀갔고 부친이 경찰서로 소환돼야 했다. 은행에서 일하던 부친은 경찰서에서 풀려난 그를 고향집에 ‘감금’하고 서울로 올려 보내지 않았다. 운동권과도 저절로 멀어졌다.

“교수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뒤엔 공부만 파고들었다. 법학, 경제학 등 가리지 않았다. 160학점이 졸업 학점인데 172점까지 받았으니까. 운동권 서클에 있던 애가 공부하니까 선생님들은 좋아하셨지….”

이제는 중산층이 얇아져서 빈부 격차라는 말조차 무색할 만큼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구조가 고착됐고, 국민의 불평등 지수는 갈수록 높아져가고 있다. 그는 “복지 동양주의의 장점을 부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흥식 교수는 “공동체 의식에 입각한 연대 책임과 상부상조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며 “아파트의 문을 열어 이웃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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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어떤 뜻인가.

“더불어 살아가자는 공동체 의식에 입각한 연대 책임과 상부상조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불행하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다. 삶의 어원이 사람에서 나왔다. 삶은 자기가 몸담고 있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가정은 마을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아파트 구조다. 아파트가 사생활을 중시하다보니 단절의 벽이 있다. 아파트의 문을 열어 이웃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과제다.”

-복지 정책의 방향 전환을 강조해왔다.

“사람 중심의 경제, 일상적인 삶 중심의 복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을 통한 복지와 강력한 경제민주화가 절실하다."

인터뷰를 마친 후 그가 강조했던 ‘연대적 사고’가 머리를 맴돌았다. 관계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빈곤은 타파해야 하지만 중진국에 오른 후 민주화가 되려면 동정이나 자선, 권리만으로는 안 된다. 더 나아가야 되는 게 연대다. 빈곤이 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제도만 가지고는 또 다른 형태의 시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의존성을 길러주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자꾸만 그러다보면 보수에게 유리해진다. 기득권이 점점 강조되는 것이다. 풀뿌리 밑바닥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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