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연극 외길’ 원로배우 백성희 별세

‘한국 연극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원로 배우 백성희(91·본명 이어순이)가 8일 오후 11시18분께 별세했다.

백성희는 1925년 9월2일 서울에서 태어나, 17세 때 연습생으로 들어간 빅터무용연구소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빅터가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18살에 극단 현대극장 단원으로 입단, 같은 해 연극 ‘봉선화’로 데뷔했다.

1972년 국립극단에서 처음 시행한 단장 직선제에서 최연소 여성 단장으로 선출돼 1974년까지 재직했고, 리더십과 행정력을 인정받아 1991∼1993년 다시 단장을 지냈다. 1998년 국립극단 원로단원이 됐고, 2002년부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배우의 이름을 딴 극장인 ‘백성희장민호극장’의 주인공이 됐다.

“작품은 가려서 선택하지만, 배역은 가리지 않는다”는 신조를 지녔던 그는 평생 400여 편의 연극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최근까지도 ‘3월의 눈’(2013), ‘바냐아저씨’(2013) 등에 출연했다.

그는 한국연극영화예술상(제1회 백상예술대상,1965), 대한민국연극제 여자주연상(1985), 은관문화훈장(2010)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