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받고 고립된 성소수자… 강요된 이성애 문화 바꿔야”
“차별 받고 고립된 성소수자… 강요된 이성애 문화 바꿔야”
  • 최형미 객원기자
  • 승인 2016.01.08 18:45
  • 수정 2016-01-14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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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LGBT 운동가 카니스 수비아니타

‘인도네시아 성소수자

인권 실태 보고서’

공동 작성해 유엔에 보고

18일까지 열리는

이대 EGEP 강사로 방한

“레즈비언 커밍아웃하면

가족이 강간… 이젠 바꿔야

 

아시아·아프리카 여성 활동가 교육프로그램(EGEP) 참석 차 내한한 인도네시아 여성운동가 카니스 수비아니타씨는 “아시아 여성운동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아시아·아프리카 여성 활동가 교육프로그램(EGEP) 참석 차 내한한 인도네시아 여성운동가 카니스 수비아니타씨는 “아시아 여성운동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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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카니스 수비아니타씨는 인도네시아 성소수자 운동가이며 여성운동가다. 15년간 인도네시아 성소수자 운동에 참가했고, 지난 2012년 유엔에 ‘인도네시아 성소수자 인권 실태 보고서’를 작성했던 3인 중 한사람이다.

그는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여성 활동가 교육프로그램(EGEP)에 3기 참가자로 6일 시작돼 18일까지 열리는 제9회 EGEP 프로그램 강사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인도네시아는 해방 후 수하르토 군부독재 아래서 오랫동안 인권 탄압이 심각했던 국가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수하르토 시대에 중국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가장 탄압받았던 공동체 중 하나다. “당국은 중국 사람들을 무조건 공산주의자 취급했어요. 중국 학교를 폐쇄했고, 중국 전통 행사도 금지시켜 중국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하게 했지요. 특히 중국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정치 참여가 금지됐어요. 오직 경제 활동만 허용됐지요.”

아시아 금융위기 시대에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시대였고 당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가족이 해체됐다. 같은 시기에 인도네시아에서는 중국계 여성들에 대한 집단강간이 전국에 걸쳐 저질러졌다.

“사람들은 인도네시아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것이 중국 사람들 탓이라고 여겼어요. 중국인 소유 건물에 불을 질렀고 중국계 여성들을 강간했지요. 그들은 여성을 강간하는 것이 중국 사람들에게 가장 모욕을 주는 것이라고 여겼어요. 그 사건에 대해 정부는 모른척했고, 피해자 여성들의 가족들도 침묵했어요. 그것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그는 국가와 가족에 의해 침묵을 강요당했던 억울한 중국계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실태를 파악하면서 여성운동을 시작했다.

이 활동을 통해 인권, 차별, 폭력의 문제에 예민해진 그는 이후 성소수자 운동 등에 참여했다. 심리학을 전공한 덕에 2000년대 초부터 게이 공동체의 상담가로 일했다. 게이 단체 사람들은 처음에 그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당시는 게이,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바이섹슈얼 사람들은 서로 각각 분리돼 있었어요. 그러나 제가 참가한 이후로 함께 활동가 학교를 세워 사회학, 정치학, 젠더학 등을 함께 학습했어요. 2005년부터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고, 인도네시아 LGBT 인권실태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했어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는 여성들이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하면 가족 중 한 사람이 교정을 하겠다고 강간을 하거나 남성이 게이라고 나서면 강제로 결혼을 시켜서 불행하게 살게 하고 있다. 트렌스젠더들은 외모부터 눈에 쉽게 띄자 학교에 오는 것이 금지돼 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탄압이 심각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다양성의 국가다. 언어도 다양하고, 인종도 다양하다. 마찬가지로 젠더도 다양하고, 섹슈얼리티도 다양하다. 서구 식민지는 인도네시아 경제와 정치만을 약탈하지 않았다. 그들의 문화까지 뒤바꿔버렸다. 그는 인도네시아 전통에 다양한 젠더가 있었으며 성소수자들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부기 왕국에는 다섯 종류의 젠더가 있었어요. 여성, 남성, 트렌스젠더인 카라비아, 카라라이, 그리고 비수가 있지요. 식민지배 국가는 기독교나 이슬람의 교리에 기반을 두고 여・남이라는 이원론으로 사람들을 이해하도록 강요했어요. 그들은 법으로 여성과 남성만 허용했어요.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을 이해하지 않았어요. 이주 노동자로 남편을 떠나보낸 시골 여성들은 자녀들을 기르고 지키기 위해 남성적인 사람이 되지요. 그들에게 여성성을 강요할 수 있나요?”하지만 모든 종교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최근 자카르타에 있는 개신교 신학대학에서 강연을 요청받았다. 300여명이 넘는 목사 후보생, 학생, 교인들이 강의를 들으러 왔다. 이 신학대학에서는 매년 학생들을 성소수자 단체로 인턴십을 보낸다. 그가 활동하는 단체에도 매년 2, 3명의 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어떤 학생은 처음에 두려워하지요. 그러나 성소수자들이 단지 다른 성향을 가졌을뿐 똑같은 ‘인간의 심장’을 가졌다는 것을 이해하지요.”

그는 성소수자들이 차별로 오랫동안 고립됐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경제적 기준, 도덕적 기준, 성적 기준에 맞추어 살아간다. 나중에는 인간성이 무엇인지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강요된 이성애 문화가 제시한 코드에 맞지 않으면 잘못됐다고 징계의 신호를 보낸다. 가족, 친구, 종교, 국가가 이들을 차별한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복잡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여성들이 세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부자와 가난한 자가 공존하는 아시아에서 여성들은 제3의 길을 제시할 거예요. 아시아 문화는 공동체 문화예요. 자기의 이익을 생각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지요. 아시아 여성운동가 공동체는 함께 영감을 나누고 상상을 키우고 배울 수 있는 공동체이며 앞으로 여성운동의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지금 그는 뜨거운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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