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로 현관문·자동차 문 열고
냉장고 터치스크린으로 조명 낮추고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속까지 훤하게
보안 위협 대응이 과제
“계란이 몇 개 남았더라, 대파가 있었나.”
나선영(가명·31)씨는 오랜만에 저녁 반찬으로 순두부찌개를 하려고 대형마트에 들렀지만, 밥을 자주 해먹지 않아 계란과 대파를 사뒀는지 가물가물했다. “냉장고 속 좀 볼까.” 날씨는 스마트폰의 냉장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작동시켰다. 그러자 나씨의 집 냉장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냉장고에 내장된 카메라가 냉장실 곳곳을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나씨는 계란과 대파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순두부와 맥주 두 캔을 사들고 집으로 향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2016’에서 선보인 냉장고 ‘패밀리 허브’를 활용한 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본격 적용한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전면에 21.5인치 크기의 모니터를 탑재했다. 이 터치스크린은 냉장고 안의 각 저장실별 기능을 설정하고 운전 모드나 온도, 습도 등의 상태를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용도다. ‘셰프 컬렉션 앱’을 작동시키면 각종 레시피와 시기별 제철 음식 요리법도 배울 수 있다. 냉장실 내부에 장착된 두 대의 카메라를 통해 보관 중인 식품을 확인할 수 있고, 냉장고에서 조명, IP 카메라 등 다른 IoT 제품의 제어도 가능하다. 최신 쇼핑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물품을 터치 몇 번으로 간단히 구매할 수 있다.
이번 CES의 주요 키워드는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카, 가상현실로 꼽힌다. 특히 IoT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LG전자는 스마트TV 운영체제(OS)인 웹OS 3.0을 공개한다. 가전제품과 조명, 자동차와 도로가 인간의 개입 없이도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 녹아들고 있다.
LG전자는 ‘CES 2016’에서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싱큐 허브’(SmartThinQTM Hub)를 처음 선보이며 스마트홈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기다란 모양의 스마트싱큐 허브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원하는 홈 게이트웨이 △가전제품의 상태뿐만 아니라 개인 일정, 날씨 등의 정보를 3.5인치 화면과 음성으로 제공하는 알림 센터 △음악을 들려주는 프리미엄 스피커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LG전자는 지름이 약 4cm인 원형 모양의 탈부착형 장치인 스마트싱큐 센서(SmartThinQTM Sensor)도 함께 전시했다. 이 센서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일반 가전제품에 부착되면 스마트폰으로 작동 상태를 알려주고 원격 제어도 지원한다. 스마트싱큐 허브를 통해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제품의 작동 상태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다.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인 안승권 사장은 “구글, ADT(보안 솔루션 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과 협력해 IoT 생태계 확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물인터넷 서비스와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보안 위협도 커지고 있다. 안랩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제품과 서비스 제공자들은 취약점을 파악하고 보안 패치를 제공하는 등 발생 가능한 보안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