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CA, 일자리 정책 성주류화 현황 토론회

성평등 인식 개선, 지역 지원체계 확대돼야

 

14일 서울 중구 한국YWCA연합회 강당에서 열린 ‘광역단위 일자리 정책 성주류화 현황에 대한 YWCA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4일 서울 중구 한국YWCA연합회 강당에서 열린 ‘광역단위 일자리 정책 성주류화 현황에 대한 YWCA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사)한국YWCA연합회(회장 차경애)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YWCA연합회 강당에서 ‘광역단위 일자리 정책 성주류화 현황에 대한 YWCA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2014년도 성인지 예·결산서를 통해 지역 일자리 사업이 성평등하게 계획, 수행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해 결과를 발표하고 개선 과제를 제안하기 위한 자리였다.

우선 한혜경 한국YWCA연합회 연구원은 주제발제를 통해 “지역 일자리 공시제의 목표와 전략, 세부계획에 수립 시 성인지 통계를 활용한 경우가 드물다”고 지적하면서 성인지 통계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했다. 이번 광역 단위 일자리 정책 성주류화 현황 모니터링 결과, 성인지 예산서에 포함된 사업 중 일자리 사업의 예산 비중이 전체 예산의 10% 이하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사업 중에서도 여성 일자리 유형이 취약계층, 경단여성 등 특정계층의 사회서비스 사업에 편중됐다. 한 연구원은 이에 대해 “성인지 예․결산서 내의 사업별 성평등 효과를 작성주체들이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전담인력, 컨설턴트 인원과 예산 등 성주류화 추진체계의 지역별 편차를 줄이고 성주류화 추진체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란 지역고용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여성일자리와 성평등’에 관한 주제발제에서 “향후 한국의 일자리 정책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여성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 연구위원은 “성평등 목표를 우선적으로 정하고 산업구조, 정책지원, 인력육성, 고용형태 등 보다 광범위한 여성일자리 정책 범주를 포함하는 내용을 모니터링해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 참석한 김둘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중앙정부의 성주류화 제도 정착 정도는 매우 높으며, 과제 수나 정책수행 분야가 일자리 뿐 아니라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성주류화 제도의 실효성 증진을 위해 중앙정부는 예산지원 확대, 인력과 조직을 확충할 필요가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에 기반한 다양한 주체들간의 젠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활동을 강화해야 하며, 시민단체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정책개선 강화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노영희 여성가족부 사무관은 “성인지 예·결산서 제도 정착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안돼온 성별영향분석평가서와 성인지 예·결산서의 연계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성주류화를 위한 긍정적인 사례가 공유되고 확대되도록 하는 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은성 충북성별영향분석평가센터 컨설턴트는 “컨설턴트 역량 강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음을 사례로 제시하고, 예결산서 작성 이후, 모니터링과 정책개선 환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정은영 대구YWCA 국장은 “모니터링 과정에서 지역 내 일자리 관련 전문기관들뿐만 아니라 정부, 의회, 중간지원조직들의 성인지 정책 정착을 위한 지역 협력체계 구축의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며 “성인지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 감수성 증진 등에 YWCA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하나 여성신문 차장은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Global Gender Gap Report 2015)‘에 따른 한국의 경제 활동 참여와 기회 순위가 125위로 가장 낮고, 특히 남녀 임금의 격차가 심각한 현실을 지적하고, “성평등한 일자리를 위해서는 여성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경단녀’로 일반화하는 일자리 정책에서의 용어부터 전환할 것”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지역여성고용협의체에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 보장, 장시간 근로 문화의 개선, 일․가정 양립 고용문화 조성, 여성고용 확대를 위한 기업의 인식개선을 제안했다.

토론회에 앞서 광역시․도 내 유관기관들과 협력하여 모니터링과 지역별 간담회를 열었던 회원YWCA 관계자들은 “일자리를 포함한 경제활동 분야에서의 성주류화가 시급하다”며 성평등한 일자리 정책을 수립하고 성평등한 일자리 사업에 예산이 사용되도록 하는 데에 민간단체, 정부, 연구기관들이 협력할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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