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 평가보고서

여성 장관 활약 두드러져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 최소 30 이상 끌어올려야

국민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인물 발탁해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발표된 국가미래연구원 조사 현직, 장관급 인사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발표된 국가미래연구원 조사 현직, 장관급 인사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국가미래연구원 조사 현직 장관, 장관급 인사 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았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국가미래연구원 조사 현직 장관, 장관급 인사 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았다.

국가미래연구원(IFS)이 지난 8일 박근혜 정부의 현직 장관, 장관급 인사 26명을 대상으로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IFS 보서는 기존 장관 평가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전문가를 대상으로 단순하게 장관들이 얼마나 잘했는지를 물어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장관 평가 지수를 도출했다. 평가 분야 중요도를 크게 자질과 능력으로 나누었다. 자질은 전문성, 개혁성, 도덕성 등 3개로, 능력은 비전 제시, 업무 소신 수행, 조직 장악능력, 국정 핵심 과제와의 일체성 여부, 국민 소통, 국회와의 조정, 위기관리 능력 등 총 7개로 세분화했다.

그런데 IFS는 조사 결과 도출된 자질(37.6%)과 능력(62.4%)에 대한 가중치를 토대로 최종 평가 점수(10점 만점)를 산정했다. 둘째, 한정된 규모의 평가자들이 모든 장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 평가단을 구성해 전문성을 높였다. 정치분야 32명, 경제분야는 123명, 사회분야 47명 등 총 202명이 참여해 평가했다.

셋째, 장관들의 평가 순위를 단순하게 서술하는 방식 대신 평가가 주는 정치적 함의와 정책 대안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조사 결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0점 만점에 5.59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그다음으로 최경환 기재부 장관(5.43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5.28점), 정채찬 공정거래위원장(5.25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하위 평가를 받은 사람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3.46점), 한민구 국방부 장관(4.09점), 황우여 교육부 장관(4.20점), 이근면 인사혁신처장(4.33점), 최성준 방통위원장(4.42점)이었다.

평가 결과, 몇 가지 주목할 만한 결과들이 발견됐다. 첫째, ‘보통’ 8명, ‘못함’이 18명으로 나타나 단 한명 의 장관도 ‘아주 잘함’과 ‘잘함’ 평가를 받지 못했다. 둘째, 정치분야 장관들의 평균 평가 점수가 4.28점으로 경제분야(5.18점)와 사회분야(4.75점)보다 훨씬 낮았다. 셋째, 장관들의 전문성이 개혁성보다 높이 평가받았다. 이것은 장관들이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이를 개혁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넷째, 최하위권에 포진된 장관들의 공통점은 ‘국민과의 소통 능력’에서 아주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섯째, 여성 장관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여성 장관(급)은 26명 중 2명으로 7.7%에 불과하지만 두 사람 모두 상위 그룹에 포진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4.97점)은 10위,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4.89점)은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김 장관은 ‘도덕성’(5.72점)과 ‘국정 과제와의 일체감’(5.30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처장도 전문성 5.68점, 도덕성 5.43점, 국정 과제와의 일체감 5.09점으로 다른 장관들에게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성 장관들에 대한 이러한 객관적인 평가들은 왜 여성이 내각에 많이 포진돼야 하는지 그 이유를 경험적으로 잘 보여준다.

IFS 보고서에서 지적한 것처럼, 장관들은 자신의 장점(가능성)과 단점(한계)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동시에 임명권자인 대통령도 장관 평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인사정책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보다 정교한 기준에 의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최근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 등과 같이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국회를 향해 “립 서비스만 하는 위선자”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회에 대한 호통과 비판도 중요하지만 왜 장관들이 이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해야 한다. IFS 장관 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대통령에게 향후 개각과 내각 운용에 대해 몇 가지 조언하고자 한다.

첫째, 향후 개각에서는 여성들을 대거 발탁해서 내각에서 여성 장관이 차지하는 비율을 최소 30% 이상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둘째,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을 과감하게 영입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통령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식 리더십에서 벗어나 장관들에게 책임을 주어야 한다.

넷째, 대통령과 소통하는 데만 익숙한 인사보다는 국민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 개각할 때 최소한 이런 조건들이 충족돼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국민 감동의 개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