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10명 중 7명은 스스로를 감정노동자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가량은 우울증을 경험했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대표 윤병준)은 알바생 298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알바생 중 71.3%는 ‘나는 감정노동자’라고 답했다. 이어 ‘잘 모르겠다’ 15.3%, ‘감정노동자가 아니다’ 13.4% 순이다.
직무별로는 고객상담/영업의 92.2%가 ‘나는 감정노동자’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으로 서비스직(78.5%), 학원/교육(77.3%), 매장관리/판매(73.1%)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모든 응답군에서 자신을 감정노동자라고 응답한 비율이 50% 이상이었다.
알바생 상당수는 자신의 감정과는 달리 무조건 친절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힘든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응답자의 48%는 ‘종종 감정을 숨기고 친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답했다. ‘늘 그렇다’고 답한 비율도 28%나 됐다. 이어 ‘어쩌다 한 번씩 그럴 때가 있다’ 22%, ‘그런 적 없다’는 2%에 불과했다. 특히 고객상담/영업의 경우 ‘늘 그렇다’는 응답이 46%였다.
알바생들의 83.2%는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 두고 싶었던 이유는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는 자괴감(24.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막무가내 욕설과 성희롱 등을 일삼는 손님’ (20.5%),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13.3%), ‘막무가내 사장님’(12.1%), ‘열악한 처우’(10.0%), ‘스트레스로 이어진 건강악화’(8.7%),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5.5%), ‘친절도 평가와 모니터링’(4.8%) 등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으로 인한 알바생들의 우울감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알바생의 51.1%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고객상담/영업직무는 71.7%가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답해 피해가 심각함을 시사했다.
알바생들이 경험한 우울증의 증상(복수응답)으로는 ‘우울감, 의욕저하’가 2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화불량, 식이장애’(23.7%), ‘무력감, 만성피로’(23.2%), ‘두통’(21.8%), ‘불면증 또는 과수면 등 수면장애’(19.5%), ‘분노, 폭력성’(15.4%) 등도 비교적 많이 호소되는 증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