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산물 맛보러 포구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여덟 지역을 선정해 추천했다. ‘맛있는 포구여행’이라는 주제로 항구에서의 먹거리 여행을 소개한다. 제철 맞은 굴부터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일품인 간재미까지 맛있는 겨울 여행으로 2015년을 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자.

 

바다의 영양을 가득 담은 굴솥밥 ⓒ한국관광공사
바다의 영양을 가득 담은 굴솥밥 ⓒ한국관광공사

뽀얀 굴의 유혹, 충남 보령

‘바다의 인삼’ 굴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이다. 충남 보령시 천북 굴단지에 가면 제철 맞은 굴과 향긋한 바다 내음이 입맛과 코끝을 유혹한다. 굴 맛 좋기로 유명한 천북 굴단지는 굴 구이 원조 지역이다. 굴 따던 아낙들이 바닷가에 장작불 피워 손을 녹이며 굴을 껍질째 구워 먹던 것이 그대로 지역의 토속음식이 됐다. 불판 위에서 탁탁 소리를 내며 뽀얀 속살을 드러낸 탱글탱글한 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가면 입 속에 겨울바다가 펼쳐진다. 보령 8경 가운에 7경인 오천항의 키조개도 달짝지근하면서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4542

 

참매자조림 ⓒ한국관광공사
참매자조림 ⓒ한국관광공사

남한강의 맛 참매자 조림, 충북 충주

남한강이 흐르는 충주는 포구가 발달한 고장이다. 참매자조림과 새뱅이탕은 충주 민물고기 매운탕집의 대표 메뉴다. 참매자는 충주 사람들이 참마자를 일컫는 말로 잉어과의 민물고기를 뜻한다. 시래기와 함께 자작하게 조린 맛이 일품이다. 새뱅이탕은 중앙탑공원 인근에서 맛볼 수 있다. 새뱅이탕 주재료는 충주댐에서 잡은 징거미 새우인데 요즘은 징거미가 부족해 보리새우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새우의 맛이 우러나 시원하고 개운한 새뱅이탕은 민물고기 특유의 맛을 좋아하는 않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3

 

오독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인 겨울 간재미 ⓒ한국관광공사
오독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인 겨울 간재미 ⓒ한국관광공사

씹히는 맛이 일품인 겨울 간재미, 경기도 화성 궁평항

궁평항은 당성 서쪽의 항구로 전곡항과 더불어 화성을 대표하는 항이다. 서울과 가까워 나들이를 겸한 미식 여행지로 인기다. 궁평항에는 수산물직판장이 있어 굴, 대하 등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구매하고 현장에서 맛볼 수 있다. 토박이들이 겨울에 가장 먼저 맛보는 것은 간재미다. 상어가오리나 노랑가오리를 일컫는 간재미는 겨울철에 살이 두툼하고 뼈가 딱딱하지 않아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주로 무침으로 즐겨먹고 탕으로 먹어도 별미다. 영화 ‘사도’의 흥행으로 융건릉, 용주사 등 여행지도 각광받고 있어 식후에 함께 돌아볼 만하다. 화성 궁평리정보화마을 031-356-7339

 

노릇하게 구운 알배기 도루묵 ⓒ한국관광공사
노릇하게 구운 알배기 도루묵 ⓒ한국관광공사

양미리와 도루묵, 강원도 속초 동명항길

노릇노릇 고소한 도루묵 구이, 얼큰한 도루묵 찌개, 술안주로 일품인 양미리 구이, 짭짤한 밑반찬 양미리 조림까지. 지금 강원도 동해안 일대 횟집과 식당은 겨울 별미인 양미리와 도루묵이 지천으로 널렸다. 특히 속초항은 방금 잡아온 양미리와 도루묵을 즉석에서 구워먹는 포장마차가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룬다. 살과 알이 반반으로 꽉 들어찬 알배기 도루묵구이는 뜨거울 때 손으로 들고 먹어야 제 맛이다. 고소한 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고 탱탱한 알은 톡 터져 쫀득하게 씹힌다. 속초시청 관광과 033-639-2541

 

묵은지와 함께 먹는 삼치회 ⓒ한국관광공사
묵은지와 함께 먹는 삼치회 ⓒ한국관광공사

겨울철 진객 삼치, 전남 고흥

찬바람 부는 겨울, 전남 고흥의 나로도항에는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삼치가 기다리고 있다. 나로도항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삼치 파시가 열렸던 곳으로 60~70년대까지 삼치 수출로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 변함없이 삼치 배가 드나들고 삼치 경매가 열린다. 나로도항의 삼치를 대면하는 순간 두 번 놀란다고 하는데, 처음엔 1m를 전후한 거대한 크기에 놀라고 다음은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삼치회의 맛에 한 번 더 놀라기 때문이다. ‘고흥은 우주다’라는 고흥군 슬로건이 겨울에는 ‘고흥은 삼치다’로 바뀌는 듯하다.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30-5347

 

키조개와 한우, 표고버섯이 어우러진 장흥 삼합 ⓒ한국관광공사
키조개와 한우, 표고버섯이 어우러진 장흥 삼합 ⓒ한국관광공사

키조개, 석화, 매생이까지, 전남 장흥

전남 장흥은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키조개, 석화, 매생이 등 바다 별미가 푸짐하게 쏟아진다. 안양면 수문항 일대는 키조개의 산지로 알려진 곳이다. 어른 얼굴 크기의 키조개는 회로 먹거나 데쳐먹고 탕으로도 먹는다. 키조개와 함께 한우, 표고버섯의 장흥삼합은 장흥 명소인 정남진장흥토요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주메뉴다. 장흥의 겨울 포구를 빛내는 조연은 석화와 매생이다. 죽청 해변에는 양식 굴 구이 집들이 늘어서 있고, 매생이국은 속 풀이에 안성맞춤이다. 토요시장의 낙지국밥도 장흥의 숨은 별미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거제의 겨울 별미 굴 구이 ⓒ한국관광공사
거제의 겨울 별미 굴 구이 ⓒ한국관광공사

향긋한 굴 구이와 시원한 대구탕, 경남 거제

거제는 굴 구이와 대구요리 등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겨울별미 여행지다. 거제면 내간리 해안가에는 굴 구이를 내는 집이 여럿 모여 있는데, 커다란 철판 위에 싱싱한 생굴을 껍질째 올려놓고 구워먹는 굴 구이는 굴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굴 구이 외에도 굴튀김이며 굴 무침, 굴죽 등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거제의 또 다른 겨울 대표 음식은 대구다. 우리나라 최대 대구 집산지인 외포항으로 가면 대구탕을 맛볼 수 있다. 뽀얀 국물과 구수하면서 진한 맛이 일품이다. 거제시청 관광과 055-639-4173

 

얼큰한 국물에 살 발라먹는 붉은대게탕 ⓒ한국관광공사
얼큰한 국물에 살 발라먹는 붉은대게탕 ⓒ한국관광공사

후포항의 붉은 대게, 경북 울진

울진은 겨울에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동해바다에서 건져 올린 겨울의 귀한 손님 대게 때문이다. 12월 대게 철에 맞춰 울진의 겨울을 맛보러 온 여행자들을 위해 후포항이 준비한 겨울 별미는 대게탕과 물곰탕이다. 대게는 대개 찜으로 많이 먹지만 탕으로 먹어도 일품이다. 얼큰하면서도 달큼한 국물이 추위에 언 몸을 녹여준다. 물메기를 울진 일대에서는 물곰이라고 부르는데 뽀얗게 끓여낸 물곰탕은 해장으로 그만이다. 부드러운 살점 한 입 먹은 뒤 국물을 함께 후루룩 넘기면 속이 확 풀린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2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