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리더십

국민을 두려워하는 리더십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까지 포용하는 리더십 갖고 있어

 

1986년 군산에서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연설하는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1986년 군산에서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연설하는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영웅이었던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 국민들은 YS에게 참으로 많은 빚을 졌다.

YS가 목숨을 걸고 독재에 항거하면서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리는 독재정치의 암흑 속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국가 발전에 대한 개념은 다양하다. 정치 발전을 국가 발전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분배가 잘 이뤄져 사회 양극화가 해소되고 국민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것을 발전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한편, 국가 발전의 최종 목표를 성숙한 민주주의의 실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한민국은 짧은 역사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기적을 만든 국가다. 그 한복판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YS가 있다.

세계 경쟁력 분석 기관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2014년에 공개한 ‘민주주의 지수’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8.06점으로 21위를 기록했다. EIU는 매년 선거 절차 및 다원성, 정부기능, 정치참여, 정치문화, 시민의 자유 등 5개 세부 항목으로 각국의 민주주의 지수를 평가한다.

한국은 2010년 이후 연속 평균 8점을 넘으면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았다. 전 세계 24개국(14.4%)만이 이에 해당됐다. 한국이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YS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목숨을 건 민주화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YS와 DJ를 빼고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논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각과 관점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정치사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끈 10대 사건을 조망해 보면 다음과 같다. 호헌 동지회 및 민주당 창당(1955), 4·19민주학생운동(1960), 5·30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YS 당선과 유신투쟁(1979), 광주민주화운동(1980), 23일간의 단식 투쟁과 민주화추진협의회 발족(1984년), 2·12 총선에서 신한민주당 돌풍(1985), 6·10민주항쟁(1987), 군정 종식 및 문민정부 탄생(1993), 하나회 척결(1993)과 군사 쿠데타의 주역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1995)으로 상징되는 역사 바로 세우기, 수평적 정권 교체(1997) 등이다.

YS는 10대 사건 중 7개 사건에서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다. YS는 가히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대부이자 거인이었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YS의 업적에 대한 분명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분명 YS의 업적에는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그런데 YS는 재임 기간 때 촉발된 외환위기 사태 때문에 모든 공(功)은 뒷전으로 밀리고 과(過)만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단언컨대 이제 YS는 ‘공칠과삼’(공 70%, 과 30%)으로 재평가받아야 한다. 이것은 군부 독재정치에 항거하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을 이끌었던 분에 대한 공정한 평가일 것이다.

YS가 의회 민주주의를 신봉했다는 것도 이런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최연소(만 26세) 국회의원이자 최다선(9선) 의원이라서가 아니다. YS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도래해도 의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의회 민주주의자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85년 2·12 총선 참여다.

당시 민추협의 많은 인사들은 YS에게 전두환 군부 독재의 들러리를 설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총선 보이콧을 요청했다. 하지만 YS는 달랐다. 선거를 통해 독재를 심판하고 국회에서 합법적이고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벌여야 한다면서 총선에 참여했다. 결과는 창당한 지 불과 한 달도 채 안 된 YS의 신한민주당이 관제 어용 야당이었던 민한당을 초토화시키고 제1야당이 됐다.

국민을 무시하고 분열과 대립만 일삼는 현 정치권은 YS의 통 큰 리더십을 본받아야 한다. YS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리더십, 국민을 두려워하는 리더십,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까지 포용하는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 옳은 것을 하면 거침이 없다는 대도무문의 리더십도 보여주었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정치의 본질에 충실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수시로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으며 정치적으로 반대편인 인재들에게도 기회를 줬다. 이런 것들이 YS가 재평가받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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