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문, 현관문 열어

집안 구석구석 환기해야

고기 굽거나 기름진 요리

할 때 유해물질 나와

후드 켜고 창문 열어 환기를

 

하루 서너 차례는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 집안 곳곳으로 자연 바람이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하루 서너 차례는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 집안 곳곳으로 자연 바람이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고혈압을 앓고 있는 김수민(48·서울 은평구)씨는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로부터 실내 환기를 충분히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의사는 “실내 공기가 나빠지면 두통뿐 아니라 피로와 권태감, 짜증을 느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까짓 환기 한 번 안 했다고…” 하면서 무시할 일이 아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현대인이 하루 80~90%의 시간을 보내는 실내 공기가 외부에 비해 100배 이상 오염돼 있고, 오염물질의 폐 전달률이 1000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청소, 요리 때마다 환기를

겨울에는 밀폐된 공간에 미세먼지와 오염물질, 감기 바이러스가 떠다니기 때문에 환기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겨울철 실내 온도는 섭씨 17~22℃에 습도를 20~60% 수준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

집에선 환기를 잘 해도 직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하루 종일 건물 창문을 열지 않은 채 난방을 하는 사무실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머리가 무겁고 목과 눈이 따끔거리면서 무기력해지기 쉽다.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노화도 심해지므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옷을 여러 겹 껴입고 무릎담요로 다리를 덮은 후에도 춥다면 난방기를 이용하는 게 좋다. 오래 난방기를 틀어놓아 실내가 건조해지면 피부 질환뿐 아니라 입마름증, 안구건조증도 악화된다.

집안에서 가장 공기가 나쁜 곳은 드레스룸이나 침실이다. 환기를 할 때는 창문뿐 아니라 현관문, 베란다 창문을 모두 열어 5∼10분가량 집안 구석구석 바람이 드나들게 해줘야 한다. 적어도 1∼2시간마다 환기를 해서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면 좋지만 이렇게 자주 환기를 하기란 쉽지 않다. 오전에 청소할 때와 점심식사 후, 저녁에 음식을 만들 때라도 10∼20분씩 환기를 해준다. 하루 서너 차례는 현관문까지 활짝 열어 환기를 해준다. 환기는 대기 오염도가 호전되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해주면 좋다.

집안에서 퀴퀴한 묵은 냄새가 날 경우 원두커피를 우려마시고 난 커피 찌꺼기를 말렸다가 집안 곳곳에 놓아두면 냄새가 가신다. 양초를 켜놓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주방에서 기름진 음식을 조리할 때 환기를 하지 않는 주부가 많다”며 “이때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 고기를 굽거나 기름진 요리를 할 때 유해물질이 나온다”고 말했다. 가스레인지를 통해 연료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이산화탄소 등이 발생한다. 모두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는 유해물질이다. 보통 식후 냄새를 없애려고 환기하는데 요리할 때부터 후드를 켜놓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 교수는 “전자레인지를 활용해 가스레인지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며 “고기 구울 때 가스레인지에서 가열한 후 전자레인지에서 완전히 익혀 먹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화분은 천연 가습제

가습기를 쓰지 않고도 천연 성분으로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거실에 공기정화 식물을 두는 것이 좋다. 관엽류 중에서는 행운목‧쉐프렐라‧마삭줄‧무늬털머위‧베고니아, 허브류 중에서는 장미허브‧제라늄, 자생식물은 돈나무‧다정큼나무‧만병초, 난류는 심비디움, 양치류는 봉의꼬리 등이 가습 효과가 뛰어나다.

겨울철 실내 습도는 10∼20%인데 사람은 40∼60% 정도가 적당하다. 식물은 실생활에 불편을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많을수록 좋다. 물 관리는 손가락으로 화분 토양의 약 1㎝ 깊이를 만졌을 때 물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 주면 된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 김광진 박사는 “화분은 세균 걱정이 전혀 없는 순수한 물입자의 천연 가습기로 증산작용 과정에서 습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음이온이 발생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화분은 세균 걱정이 전혀 없는 순수한 물입자의 천연 가습기로 증산작용 과정에서 습도가 늘어날 뿐 아니라 음이온이 발생해 건강에 좋다”며 “건조한 실내에 화분을 놓으면 그린 인테리어 효과뿐만 아니라 가습과 새집증후군 완화 등 환경 개선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세탁한 빨래를 실내 건조대에 널어놓아도 가습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뜻하고 건조한 실내에서 빨래가 마르면서 실내 곳곳으로 수분을 공급한다. 빨래도 건조시키고 수분도 공급하니 일석이조다. 하지만 세탁조의 거름망 청소가 덜 된 상태에서 빨래를 하면 되레 퀴퀴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실내가 깨끗하다면 분무기에 물을 넣고 실내에 직접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솔방울은 습기를 머금는 기능이 강해 가습기 대체재 역할을 한다. 천연 숯은 수분 공급과 공기 청정 효과가 있다. 숯에 물을 적셔 두면 된다. 미니 분수나 어항을 거실에 놓는 것도 방법이다. 굳이 물고기를 키우지 않아도 테라리움 방식으로 수조를 설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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