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틀린 제너의 성전환은 대중 관심 끌려는 노력일 뿐”

영국 카디프대 학생들 그리어 특강 취소 인터넷 청원운동

 

저메인 그리어의 특강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는 카디프대 학생들의 인터넷 청원운동 화면. ⓒchange.org
저메인 그리어의 특강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는 카디프대 학생들의 인터넷 청원운동 화면. ⓒchange.org

『여성, 거세당하다(The Female Eunuch)』의 저자로 1960~70년대 여성운동을 이끌었던 여성학자인 저메인 그리어 영국 워릭대 명예교수가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10월 24일 BBC 뉴스나이트(Newsnight)에 출연해 “브루스 제너와 같은 트랜스젠더 여성은 진짜 여성이 아니다”라며 “외모도 목소리도 행동도 여성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너의 성전환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이라며 “다른 여성들이 누려야 할 세상의 관심을 독차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브루스 제너는 미국의 육상스타 출신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케이틀린 제너로 개명한 뒤 트랜스젠더 인권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로 패션지 글래머가 ‘올해의 여성’으로 추대하겠다고 발표한 인물이다. 그리어는 글래머의 결정을 비판하며 “여성이 된 지 얼마 안 된 남성이 여성으로 태어난 여성보다 나을 거라니 여성혐오주의가 우리 사회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어의 호모포비아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9년 『여성, 거세당하다』의 속편격인 『완전한 여성(The Whole Woman)』에서 남성으로 태어난 트랜스젠더 여성을 여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케임브리지대 행사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트랜스포비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최근 그리어의 호모포비아 발언이 다시금 논란이 된 것은 영국 카디프대 학생들이 대학 측에 11월 18일로 예정된 그리어의 특별강연 ‘여성과 권련: 20세기의 교훈’을 취소해달라는 인터넷 청원운동을 벌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카디프대 학생회 임원인 레이첼 멜휴이시는 청원서에서 “그리어는 계속해서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여성혐오적 시각을 보였다”면서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관점은 페미니즘이나 사회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주 전에 시작한 청원운동에는 현재까지 3000여 명이 서명했다. 하지만 대학 관계자는 “대학 행사는 다양한 관점을 가진 강사들을 포함한다”면서 “이번 행사에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