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화가 두 번째 개인전 열려
옥상에 올라 서촌의 풍광을 담아낸 펜화 작품들로 주목받았던 ‘옥상 화가’ 김미경(56) 작가가 이번엔 서촌 꽃 그림을 들고 찾아왔다.
오는 4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창성동 실험실’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개인전 ‘서촌 꽃밭’에선 올해 봄부터 가을까지 서촌에서 피고 진 100여 가지 꽃들을 선보인다. 그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동안 서촌 골목골목을 직접 찾아다니며 ‘우리 동네, 우리 꽃’들을 펜과 수채 물감으로 가로 10㎝, 세로 25㎝ 화폭에 담았다.
김 작가에게 꽃 그림은 정물화가 아니라 기록물이다. 이는 지난 2월 열렸던 첫 개인전 ‘서촌 오후 4시’와도 닿아 있다. 김 작가는 “서촌을 그리는 작업은 서촌 속에 깊숙이 들어와 앉은 우리의 과거를 그리는 일이기도 하고, 서촌의 현재를 기록하는 일이기도 한 것 같다. 서촌 그림 역사서를 쓰듯, 서촌을 계속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10달 만에 열리는 ‘서촌 꽃밭’ 역시, 세 계절이 바뀌는 동안 ‘그때, 그 서촌’에서 한철을 보냈던 꽃들의 역사가 담겨 있다.
작가는 꽃들의 역사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또 꽃에 정신이 팔려, 손목이 상할 정도로 온종일 펜을 잡았다. 펜으로 꽃의 골격을 완성한 뒤엔, 그 위에 옅은 수채 물감을 발라 마치 손을 대면 곧 뭉개질 것 같은 섬세하고 연약한 꽃잎의 표정을 담았다. 이렇게 작가의 손끝에서 피어난 꽃들은 개발과 산업화의 바람을 견디면서 끝내 꽃대를 꺾지 않은 서촌의 강인한 역사 그 자체다.
이 전시회는 푸른역사아카데미와 함께 진행되며 서울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복작복작예술로-서촌에서 놀다’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