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 젠더로 접근하라 - 핀란드

센터 한 곳에 자원봉사자만 200명

일하고 여가 즐기니 우울감 줄어

 

캄피 서비스 센터에서 자원봉사 활동 중인 시니카(왼쪽)씨와 에일라씨. ⓒ핀란드 헬싱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캄피 서비스 센터에서 자원봉사 활동 중인 시니카(왼쪽)씨와 에일라씨. ⓒ핀란드 헬싱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에일라(Eila·74)씨는 캄피서비스센터에서 4년째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캄피서비스센터는 헬싱키 시에서 운영 중인 10개 센터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하루에 1000명이 이곳을 찾는다. 에일라씨는 이곳 카페테리아에서 다과를 서빙하고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부축하는 일을 하고 있다. 6년 전 남편과 사별한 그는 “자원봉사를 하며 활력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커피와 시나몬롤이 담긴 쟁반을 나르던 시니카(Sinikka·78)씨도 에일라씨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이 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니 기분이 좋다”며 “임금을 받고 일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남을 돕는 자원봉사가 더 보람 있다”고 말했다.

 

캄피 서비스 센터 전경. ⓒ핀란드 헬싱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캄피 서비스 센터 전경. ⓒ핀란드 헬싱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헬싱키 시 서비스센터는 은퇴자와 50세 이상 실직자를 위해 여가와 학습을 지원한다. 우리나라의 노인복지관에 해당하지만, 사회적 관계 형성이 이뤄지기 어렵고, 고립되기 쉬운 노인과 여가 시간은 많지만 활동의 질은 떨어지기 쉬운 실직자를 함께 지원한다는 점은 새롭다. 이용자 평균 연령은 75세로 여성 이용자가 절반을 넘는다. 이곳에서 운동, 노래, 수공예, 외국어, 컴퓨터 등 취미와 여가 활동을 무료로 즐기고 있다.

알코올중독, 사별 등 다양한 환경에 처해 있는 집단 지원도 이뤄진다. 센터 내 식당에선 이용자들에게 7.9유로(약 1만원)에 점심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만 200명에 달한다. 서비스 센터는 이러한 지원을 통해 노인들이나 실직자들이 무력감과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우울감을 털어낼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캄피 서비스 센터 내 수공예실에서 여성들이 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캄피 서비스 센터 내 수공예실에서 여성들이 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센터에서 26년간 근무한 헬레나 야비씨는 여가 활동과 자원봉사 활동은 노인들이 겪는 우울증과 고립감을 해소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3년간 자원봉사로 일했던 한 어르신이 ‘여기 오지 않았다면 자살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사별 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던 분이었는데 센터에서 매주 화요일에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할 일이 있고, 갈 곳이 있다는 것에 행복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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