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엘 알라위 TCK연구소 교육개발부장이 이번 호부터 ‘카타르 엘 알라위의 세계 여성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한다. 모로코에서 태어나 이집트의 중산층 가정주부가 되었지만 이혼 후 캐나다에서 싱글맘으로 살아가다 다시 결혼해 한국에 온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계 여성들의 이야기를 여성신문 독자에게 전한다.
인생이 무력하다고 느낀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타인에게 줬기 때문
자신이 다른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인정해야
이것이 곧 셀프 리더십
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무력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결혼 이후에 이집트에서 살았는데 좋은 아내, 착한 며느리, 훌륭한 엄마로서의 책임감에 꼼짝 못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창조적인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희생자이고 제 삶은 비참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와 되돌아보니 내가 왜 그렇게 살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내 주변 사람들에게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내가 다른 의견을 낼 때마다 나를 비판했습니다. 그들의 기준에 맞추려고 고통스러울 때까지 노력했습니다. 많은 여성이 인종, 종교, 문화, 나이에 상관없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포기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것이 문화 속에 깊이 스며 있어서 여성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만약 여성들이 스스로 무엇을 선택하고 결정할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건을 새롭게 만들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같은 문화 조건 아래서도 어떤 여성들은 살림을 하면서도 불행하다고 하고 어떤 여성은 직장과 육아를 바쁘게 하면서도 행복의 레시피를 찾습니다. 행복한 여성들의 특성이 무엇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우리는 몸, 감정, 꿈, 경험, 가치를 다르게 가진 개인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런 개인에게 집단의 규범을 단순하게 따르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저에겐 사회의 기준과 가치의 역할은 같은 사이즈의 신발을 전체 사회 구성원들에게 신으라고 권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법적인 기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화적인 조건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요.
먼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하거나 악하다는 사회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우리 개인이 전체 규범에 맞추려는 시도를 멈추어야 합니다. 이때 비로소 각자가 원하는 것과 가치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강요하거나 금지하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비록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이해받을 수 있는 가장 멋있는 선택이 아닐지라도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을 할 때 우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이 무력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보통 우리에게 주어진 권한을 누군가에게 줘버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무력함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다고 느끼고 선택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임파워먼트(권한 부여)하는 과정은 반항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자각하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사회로부터 단순하게 받아들인 가치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그런 진실 위에 굳건히 서서 다른 사람들의 비난에도 분노하지 않고 자신이 단지 다른 가치를 지녔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에 대해 분명하게 깨닫고 용기를 가지면 공격적이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임파워먼트는 동정보다는 힘을 갖는 것을 말하지요.
이것은 셀프 리더십의 길이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게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삶이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인간이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해보지도 못한 선택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게 합니다. 엄청난 힘은 또한 엄청난 책임과 함께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