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자 61.7%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flickr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자 61.7%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flickr

"금융지식 많지 않은 젊은 여성이 주요 표적"

30대 여성 A씨는 최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검사를 사칭한 상대방은 A씨에게 "누군가 당신의 명의를 도용해 사기행각을 벌여 조사 중이다"라며 은행 웹사이트에 접속해 계좌와 비밀번호를 입력할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이 말을 순순히 믿고 은행 이체 한도까지 상향 조정했다. 결국 수백만원의 피해를 본 A씨는 “남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막상 전화를 받으니 너무 떨려서 시키는대로 다 하고 말았다. 황당하고 허무하다”며 하소연했다. 

A씨는 수많은 여성 금융사기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최근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자 61.7%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피해자 10명 중 3명 이상은 30대 여성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월 8개월간 금융감독원에 피해 사례가 접수된 금융사기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해당 기간 금융사기 피해액은 총 1946억원이었다. 이 중 피싱사기가 1202억원, 대출사기는 744억원이었다. 

피해자는 여성의 경우 30대(29.1%), 남성은 40대(28.9%)가 가장 많았다. 30대 여성 피해자들은 주로 피싱 사기를 많이 당했고, 40대 남성 피해자들은 대출 사기를 당한 경우가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금전적으로 넉넉한 남성 노년층을 주로 노린다는 것은 옛말”이라며 “금융지식이 많지 않은 젊은 여성층에 집중하는 경향이 엿보이며, 실제로 피싱사기 피해자의 61.7%가 여성”이라고 말했다. 

또 “젊다는 이유로 방심하지 말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대한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사기는 주로 금융사가 영업하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발생했다. 이 시간대에 발생한 사기 건수는 전체의 66.3%, 금액도 72.2%에 달했다.

금감원은 “이번 피해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강력하고 체계적 대응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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