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의 여성과 통일

 

8월 8일(한국시각)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EAFF 동아시안컵 여자 대회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8월 8일(한국시각)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EAFF 동아시안컵 여자 대회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여성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여는 물길을 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여성이 작은 통일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평화통일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통일을 위한 작은 준비 활동을 통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선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통일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삶의 조건을 재구조화하는 과정이라는 인식, 즉 통일에 대해 여성들이 어떤 자세를 갖고 얼마나 참여하는가에 따라 남북한 사회의 성별 불평등 구조가 악화될 수도 혹은 개선될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북한과 통일에 관한 서로 다른 의견으로 남남갈등이 있어 다양한 계층의 소통을 통해 바람직한 해결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남북한의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 이로 인한 문화‧의식‧도덕적 차이는 통일한국 사회의 갈등과 균열을 가져올 것이다. 남북한 문화에 대해 우열을 따지는 적대적 인식을 청산하고 다양한 문화로 공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적 가치의 내면화가 필요하다.

둘째는 남북 여성 교류 활성화다. 이는 매우 중요한 통일 준비 과제다. 남북한 여성은 남북한의 사회제도적 차이 외에 가정에서의 역할 인식과 가치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다. 북한은 법‧제도적 측면에서 이미 남녀평등을 달성했다고 하지만 공적‧사적 영역 전반에 걸쳐 남성 중심주의적이고 가부장적 문화와 가치관이 미덕으로 칭송되고 있다.

반면 남한 여성들은 여성운동을 통해 여성 권리의식과 더불어 제도정치와 정부 등 공적 영역의 남녀평등권 보장과 실현을 요구해 왔다. 이를 해소하려면 여성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영역부터 남북 여성 교류 활성화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성인지적 통일 기반 조성이다. 성평등 통일국가 청사진을 만들고 통일 관련 기구의 성인지적 관점 강화와 여성·가족 관련 기구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여성들의 정책결정 과정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성평등적 관점이 통일 정책에 반영될 수 없으며 통일한국의 양성평등 사회 실현을 꾀할 수 없다.

남북한 사회 모두 가부장적인 문화와 가치관이 강하게 남아 있다. 여성들은 정책 대상자나 사회정책의 수혜자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통일 관련 정부정책 기구에서 여성들의 참여를 늘리고, 북한 여성들의 참여 또한 선도적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넷째는 탈북 여성과 북한 여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한국에 입국한 북한이탈 주민의 수는 2011년 2만 명을 넘어섰고 2015년 6월 현재 2만8133명에 달한다. 이들 중 70% 이상이 여성이다. 현재 북한은 배급이 중단됐고 북한 주민들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장사라는 상행위를 시작했다. 현재 북한 전역에 400여 개가 넘는 장마당이 있을 정도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서 시장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이런 북한 시장의 중심에 여성이 서 있다.

여성이 주도하는 평화통일 준비를 위해서는 북한이탈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북한 여성들의 변화된 삶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온 통일세대인 북한이탈 주민 여성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북한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여성평화운동단체들과의 연대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는 동포 여성들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세계 곳곳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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