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여성의 취업지원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전국 147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중 여성 체육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단 하나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인재연구센터장은 18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회 여성 스포츠인 토크콘서트’에서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현황과 정책이슈’에 관해 발표하며 이처럼 밝혔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여성인력개발센터, 이하 새일센터)’는 2009년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가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을 돕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전국 자치·민간단체 중 여성교육훈련·취업지원 인프라가 있는 곳을 새일센터로 지정해,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취업상담, 직업훈련, 인턴제, 취업알선 및 취업 후 사후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9년 70개에서 2015년 6월 147개로 확대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 중 체육 전공자·선수 출신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전문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경기도 용인대 새일센터 1곳뿐이라는 지적이다.
오 센터장은 “그마저도 홍보가 부족해 여성 체육인조차도 체육 전문 새일센터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하며, 참여율도 저조하다”며 “체육 직종 특성상 재취업 시 특별 교육 훈련이 필요하며, 체육 전문 프로그램을 갖춘 새일센터가 전국 17개 시도에 하나씩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기준 체육 전공자 중 경력단절여성의 수는 연간 2,300여 명에 달한다. 또 여성 체육인(선수 출신 21명, 체육 전공자 250명)의 63.7%가 경력 단절을 경험했으며, 그중 62.5%가 3년 내 재취업을 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육계의 젠더 감수성이 낮아 경력단절여성 관련 정책 연구·실태조사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윤신 덕성여대 생활체육학과 교수는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에 따라 주기적으로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관련 실태조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체육계에서는 단 한 번도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이제 체육계도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고 돌봄과 고용을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새일센터는 물론 기존 여성체육인 커리어 지원 사업의 홍보에도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제3회 여성스포츠인 토크콘서트’는 여성체육인의 경력단절과 재취업 실태를 살피고 경력단절 예방·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이사장 송강영)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가 2013년부터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여성스포츠회, 100인의 여성체육인회, 한국여성체육학회 등 여성체육계 주요 인사 11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