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롱뽀롱 뽀로로의 패티' 정미숙 성우

“칭찬이 지금의 자리 만들었죠”

‘최고의 스토리 텔러’ 장유정 연출가

“여행으로 얻은 경험 작품으로”

 

멘토링 토크콘서트 ‘신나는 언니들’ 시즌4 두번째 공연이 11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장유정 연출가, 정미숙 성우, 정승환 개그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멘토링 토크콘서트 ‘신나는 언니들’ 시즌4 두번째 공연이 11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장유정 연출가, 정미숙 성우, 정승환 개그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곳에 모인 분들은 오히려 멘토가 필요없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꿈과 열정 없이 방황만 하는 청년들이 많은데 이렇게 비 오는 날 멘토를 찾아 여기까지 찾아온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저로서는 참 기쁜 일이다.”

11일 서울 중구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 대한민국 대표 성우인 정미숙(52)씨의 익숙하고도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씨는 이날 연출가 장유정(40)씨와 함께 2030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문화예술 토크 콘서트 ‘신나는 언니들’ 멘토로 무대에 섰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은 200여 명의 관객은 멘토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성우 정미숙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우 정미숙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사회를 맡은 KBS 개그맨 정승환씨가 “이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 맞아’ 하며 무릎을 치게 된다”며 먼저 무대에 오른 정씨의 작품을 소개하자 객석에서는 탄성과 환호가 이어졌다. 정씨는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패티, ‘원피스’의 나미, ‘모노노케 히메’의 산 등을 연기했고, 내털리 포트먼, 니콜 키드먼, 르네 젤위거, 샌드라 불럭, 장쯔이, 캐머런 디아즈 등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들의 목소리를 더빙했다.

정씨는 어릴 적 소망이었던 성악가의 꿈을 포기한 일과 고등학생 때 참가한 웅변대회에서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찾고 있는 목소리’라는 칭찬을 듣고 성우의 길을 걷게 된 사연을 자세히 소개했다. 정씨는 “모든 것이 칭찬의 힘이었다”며 “그때만 해도 나이 제한이 있었다. 1차와 2차 시험까지 모두 떨어지고, 22살 나이 제한에 걸리는 마지막 세 번째 도전에 합격해 31년째 한길을 걷고 있다”고 밝혔다.

 

연출가 장유정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연출가 장유정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 시대 최고의 스토리 텔러’라 불리며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자로 활동 중인 장유정씨는 둘째 자녀를 임신한 만삭의 몸으로 무대에 섰다. 장씨는 풍부하고 이색적인 경험으로 얻은 다양한 일화를 들려주며 재치 있는 입담으로 청중을 집중시켰다. 장씨는 “별로 말을 잘 듣는 아이는 아니었다. 한다면 하는 성격”이라며 1998년에 혼자 인도 여행길에 올랐던 일과 낯선 여행지에서의 경험을 작품으로 옮긴 사연 등을 들려주었다.

장씨는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다 그만두고 떠나고 싶다”라는 4년 차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여성의 고민에 대해 “일하기 싫어서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은 효과가 없다. 그만두고 여행을 갔다 온다고 해서 어질러진 방을 누가 치워주지 않는다”며 “다만 여행을 통해 재충전하고 오면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어질러진 방을 치울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의 관객이 신나는 언니들과 함께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의 관객이 '신나는 언니'들과 함께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동아방송대 방송연예과 14학번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연출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꼭 관련 학과를 나와야 하는지”에 관해 물었다. 정미숙, 장유정 두 멘토 모두 “도움은 되겠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정씨는 “연출가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며 “전공은 중요한 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흡수하는 능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토크 콘서트는 인디 포크록 밴드 ‘모노반’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장대원(싱어송라이터), 죠지 더럼(첼로), 이지환(퍼커션)으로 이뤄진 모노반은 ‘The Ocean’ ‘청산별곡’ 등 인디록, 아이리시 포크, 한국의 민속음악에 기반을 둔 독특하고 새로운 노래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인디 포크록 밴드 ‘모노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디 포크록 밴드 ‘모노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전혜진(20) 학생은 “정말 즐거웠다”며 “익숙한 환경만 좋아했었는데 낯선 곳을 여행하고, 새로운 것을 자주 경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신나는 언니들’은 서울에 이어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마지막 무대를 올린다. 영화감독 신수원씨와 개그우먼 홍현희씨가 멘토로 나선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신청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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