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해질녘 ⓒ김용석
유년의 해질녘 ⓒ김용석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

 어머니 관련 글과 사진, 생활소품 등 134점 전시

서울 송파 하나님의 교회서 10월 18일까지 열려

 

금지옥엽 큰 별아 어릴 적 널 잃었다가 찾았을 때/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것 같았던 어미 마음을 아느냐/ 무사히 커줘서 가정을 이루니 고맙고 고맙구나.

작은 별아 늘 미안하기만 한 나의 작은 별아/ 둘째라 어찌 컸는지 많이 마음 써주지 못했구나/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더냐.

아기별아 곁에 두고 싶었던 아기별아/ 순리에 따라 출가했어도 가까이 있기를 바랐건만/ 타국에 있는 아기 별 안부 목소리에/ 어미는 그리움만 더 커져 눈물이 나는구나.

엄마 집을 정리하러 갔을 때 낡은 책상 서랍에서 두툼한 보자기 하나를 발견했다. 조금은 빛이 바랜 여러 뭉치의 원고였다. 엄마의 자서전이랄까. 엄마는 삼 남매를 키울 때의 이야기들을 원고지 한 장 한 장에 적어놓으셨다. 막내까지 출가시킨 후 우리 삼 남매에 대한 그리움을 적은 한 편의 글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중략) 엄마가 이 자서전을 쓰시기 시작한 시점이 치매 초기 판정을 받고 난 후라고 한다. 잊을 수도 없고, 지워버리고 싶지 않은 세 자녀의 기억들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셨을까.(이미숙 작 ‘큰 별 작은 별 그리고 아기별’ 중)

 

목욕 ⓒ멜기세덱출판사 외
목욕 ⓒ멜기세덱출판사 외

 

꽃단장 ⓒ멜기세덱출판사
꽃단장 ⓒ멜기세덱출판사

한 뼘은 줄어든 작은 몸집에 주름지고 거칠어진 어머니의 손을 다정히 잡아드린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사람이다.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았기에 무심히 잊고 살았던 어머니. 빛과 공기에 대한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항상 베푸시는 그 사랑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갚을 길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보고 싶고, 부르고 싶고, 안기고 싶은,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에 뜨거움이 차오르는 어머니. 어머니에 대한 사랑, 희생, 회한… 기억의 바다로 밀려드는 ‘어머니’를 추억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전시회가 있다.

하나님의 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가 주최하고 ㈜멜기세덱출판사가 주관하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이다. 전시는 8월 20일부터 10월 18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에 소재한 서울송파 하나님의 교회에서 열린다.

서울송파 하나님의 교회 본관 2층에 마련된 특별 전시관에는 총 134점의 글과 사진, 소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시인 문병란, 김초혜, 허형만, 박효석, 도종환, 김용택, 아동문학가 김옥림씨 등 기성 문인들의 어머니를 주제로 한 글과 일반 문학 동호인들의 문학작품, 멜기세덱출판사에 투고된 독자들의 글과 사진 등이다. 일반 독자들이 보내 온 어머니에 대한 특별한 사연이 깃든 소장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관은 △유년 시절 어머니와 함께한 시간을 추억하는 A존 ‘엄마’ △여자로서의 삶을 내려두고 어머니의 삶을 살았던 어머니의 희생을 그리는 B존 ‘그녀’ △어머니에 대한 회한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C존 ‘다시 엄마’ △자녀를 향한 어머니의 무한한 용서와 신뢰, 끝없는 사랑을 담은 D존 ‘그래도 괜찮다’ △성경 속 보물,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E존 ‘성경 속 어머니 이야기’ 등 소주제를 담은 5개 테마관으로 구성돼 있다.

각 테마관에서는 시·수필·칼럼과 소품 등 다양한 작품이 입체적으로 조화를 이뤄 전시된다. 또 전시장에 놓인 엽서에 어머니에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담아 내면 전시회 측에서 대신 발송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포토존에서는 가족 사진을 현장에서 촬영해 그 자리에서 인화해 준다.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은 지난 2013년 서울 강남 지역에서 첫선을 보인 후 전시회의 감동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며 이후 대전, 인천,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 6대 광역시와 천안, 전주, 창원, 군산 등 전국 35개 지역에서 개최됐다. 학생, 주부, 직장인, 외국인 등 42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어머니의 노을 ⓒ황수동
어머니의 노을 ⓒ황수동

전시를 주최한 한 관계자는 잊지 못할 관람객으로 지난해 2월 창원합포 하나님의 교회 전시장을 찾은 사할린 2세 동포 40여 명을 꼽았다. “사할린 동포는 일제강점기 때 러시아 사할린 섬에 강제 징용되어 노역에 시달리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과 그 2세들입니다. 평생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으신 그분들은 어머님의 희생이 담긴 글과 사진, 손때 묻은 소품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한참 닦았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건네셨어요. ‘고맙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여기서 뵙고 갑니다’라고요. 가장 뭉클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송파 전시회는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할 수 있고,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전시는 오는 10월 4일 강릉, 10월 5일 수원 팔달, 11월 1일 광주에서 각각 진행된다. 전시 문의 02-416-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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