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한국여성재단 ‘여성임원 30%시대는 오는가’ 세미나

여성 직원 대비 여성임원 비율 매년 감소···결국 제도가 중요

“남성중심문화 등 여성의 경제활동 장애물 제거해야”

 

(왼쪽부터)채경옥 매일경제 논설위원과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 김양희 젠더앤리더십 대표가 27일 오후 ‘여성임원 30% 시대는 오는가’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왼쪽부터)채경옥 매일경제 논설위원과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 김양희 젠더앤리더십 대표가 27일 오후 ‘여성임원 30% 시대는 오는가’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기업들의 ‘여성임원 30%’ 선언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조직 내 남성중심문화도 여전한데다 육아문제에서도 여성은 자유롭지 못하다. 특정 직군에 특정 성(性)이 몰려있는 것도 주요 해결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성임원 30%는 여성의 경제적 참여 증가와 기업 내 성과, 나아가 사회적 다양성을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미래포럼(이사장 조형)과 한국여성재단은 27일 오후 ‘여성임원 30% 시대는 오는가’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마이크앰팩트 스퀘어 종로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재 한국사회 여성임원 진출현황을 점검하고 ‘여성임원 30% 시대’를 다각도로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전략과 과제를 모색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가 발표한 ‘국내 30%대 그룹 여성임원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여성임원 수는 늘고 있으나 여성 직원 대비 임원 비중은 2013년 0.087%(135명)에서 2014년 0.084(177명), 2015년 0.077%(195명)으로 최근 3년 동안 매년 줄고 있다. 

여성임원 재임 기업 역시 2013년 28.7%에서 2014년 27.9%, 2015년 26.1%로 매년 감소 추세다. 또한 2014~2015년 여성임원은 신규승진자의 영향으로 상무급 임원의 대폭적인 증가에 비해 고위임원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여성임원들의 직군은 마케팅/영업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영기획/지원 직군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박주근 대표는 “상위 관리직의 여성 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더 나은 성과를 나타낸다는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익추구라는 기업의 생리만을 고려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결국은 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최근 여학생들의 공대 입학 비율이 높아졌음에도 진입 자체서부터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며 “이는 인사평가 제도의 문제도 있다. 평가제도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 토론에서는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 채경옥 매일경제 논설위원이 한국 사회의 유리천장 원인과 문제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모색했다. 권현지 교수는 유리천장 등의 해결 과제로 직군의 다양성을 제시했다. 권 교수는 “어떤 직군은 고위직으로 승진하는 통로가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저임금 또는 서비스 산업에 여성들이 많이 쏠린 상황”이라며 “죽지 않는 조직을 위해서라도 다양성은 중요하다. 일본 경제가 침체되는 이유도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육아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시간제 일자리 등에 몰리게 된다”며 “현제 여성들의 18%가 시간제 노동자인데 대부분 임시직이나 일용직”이라며 기업 내 일·가정 양립 정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채경옥 매일경제 논설위원은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는 물론 아시아 개도국 중에서도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며 “이는 기업에서 암묵적으로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전근대적인 수직적 문화는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없다”며 “수평적 리더십과 여성 친화 정책 등은 여성을 위해서가 아닌 조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10년째 가구소득 2만불 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성이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는 노후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가계 소득을 늘리고 은퇴 후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채 논설위원은 이를 위해 30% 여성할당제 도입, 여성 직원을 늘리고 가부장적 기업문화 역시 타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학계, 시민단체로 구성된 20여명의 참석자들과 진행된 전체토론에서는 육아휴직 연장 등 일·가정 양립 정책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이명희 풀무원 인사실장은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기업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복귀 후 휴직 전 포지션을 확보해주고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교육 및 피드백이 지원돼야 한다”며 사내 시스템정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포럼은 한국여성재단과 함께 한국사회 성별 다양성 증진을 위해 ‘30%클럽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지난 2013년 ‘여성임원 30%시대’ 첫 세미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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