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시리아 등 제3세계 인권 현실 알려

트렌스젠더 포함 여성 대거 수상 눈길

 

2015년 앨리슨 데스 포지스 인권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니샤 야윱, 야라 베이더, 하디자 이스마일로바, 니콜라스 오피요. ⓒHuman Rights Watch
2015년 앨리슨 데스 포지스 인권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니샤 야윱, 야라 베이더, 하디자 이스마일로바, 니콜라스 오피요. ⓒHuman Rights Watch
국제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수여하는 ‘앨리슨 데스 포지스(Alison Des Forges)’ 인권상의 올해 수상자 4명이 최근 발표됐다. '앨리슨 데스 포지스' 인권상은 르완다 학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다 2009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미국 인권 운동가 앨리슨 데스 포지스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지난 해 탈북자 출신의 신동혁 씨가 수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올해 수상자는 말레이시아의 트랜스젠더 인권운동가 니샤 야윱, 전쟁으로 얼룩진 시리아에서 언론인의 구속과 고문을 폭로한 저널리스트이자 인권운동가 야라 베이더, 구소련 아제르바이잔에서 인권을 위해 투쟁해 온 저널리스트 하디자 이스마일로바, 그리고 우간다 국민들의 인권을 지키는데 힘쓴 인권변호사 니콜라스 오피요 등 4명이다.

니샤 야윱은 21살 때인 2005년 ‘남성이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옷을 입거나 여성의 포즈를 취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이슬람 샤리아 법에 따라 3달간 남성 형무소에 수감됐던 경험이 있다. 석방 후 말레이시아의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자매들에게 정의를’(Justice for Sisters)의 설립하고 차별적인 법률 개정 운동과 함께 트랜스젠더와 성노동자, HIV 감염자들의 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서왔다.

야라 베이더는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2012년 남편이 운영하는 ‘시리아 미디어와 표현의 자유 센터’(SCM) 활동으로 남편 및 다른 14명의 운동가들과 구속되었으며 이후 그는 석방됐지만 남편은 풀려나지 못한 채 심한 고문을 당했다.

석방 후 그는 남편을 대신에 SCM을 운영하며 시리아 정부가 자행한 언론인 및 블로거,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구속과 고문을 폭로하는데 앞장섰다. 베이더의 활동은 시리아에 아사드 정권의 ‘통폭탄’(barrel bomb)나 ISIS의 잔인성 외에 또 다른 폭력이 존재함을 일깨워주었다.

하디자 이스마일로바는 구소련 아제르바이잔에서 라디오 서비스인 ‘라디오 아자드리그’을 운영하고 토크쇼의 앵커로서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부패와 불법행위, 비윤리적인 기업 등을 폭로해왔다. 정부의 압력에도 고발 보도를 계속해 온 그는 2014년 12월 체포되었으며 지금까지 수감 중이다.

우간다의 인권단체 ‘챕터 포 우간다’(Chapter Four Ugnada)의 설립자인 니콜라스 오피요는 인권변호사로서 사회 취약계층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다. 우간다 정부와 반군의 내전 격전지였던 우간다 북부의 글루에서 자란 오피요는 이 전쟁으로 누나를 잃었고 자신은 반군에 유괴되었다가 수년 후 탈출했던 경험이 있다.

어린시절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어온 그는 고문의 범죄화를 위해 앞장섰고 반부패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진행하는 한편 2013년 제정된 반동성애법의 무효화를 주장하며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도 참여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케네스 로스 상임이사는 ‘이 상은 위험한 상황에서 인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 온 용기를 기리는 상“이라며 ”수상자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억압받고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삶을 헌신한 이들“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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