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옥상·베란다 텃밭에서 채소 기르기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등 뭐든지 가능

 

생활주변 공간에 채소를 심고 가꾸는 도시농부가 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생활주변 공간에 채소를 심고 가꾸는 도시농부가 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나와 가족을 위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이웃과 마을을 위한 소통과 공동체 회복, 도시와 농촌을 위한 도농 상생 등 저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진 ‘도시농부’가 늘어나고 있다. 뉴욕, 밴쿠버,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는 이미 환경문제와 도심 생태계 회복을 위해 도시농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시농업이야말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미래 산업이자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필수 요건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시도 도심 틈새 공간과 근린공원, 공공시설 옥상 등 생활 주변 공간에 틈새 텃밭과 공공시설 옥상 텃밭, 싱싱 텃밭, 학교농장, 공원 커뮤니티 가든 등을 조성해 시민들의 참여를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도시농업 체험장 역할을 할 ‘도시농업존’도 2018년까지 은평구 혁신파크 내에 꾸밀 예정이라고 하니 명실상부한 자연도시로 태어날 준비를 하는 셈이다.

그동안 도시농업에 관심이 많아도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다. 앞으로는 ‘도시농업 온라인 통합 정보 시스템’도 구축되고, 도시농업 축제와 찾아가는 도시농업 지원센터 등을 통해 누구나 필요한 정보를 공유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시농업 확산을 위한 도시농부학교와 광화문광장, 북서울 꿈의 숲 등에서 열리는 도시농부 시장도 확대된다.

사실 거창할 것 없다. 옥상, 텃밭, 베란다 등 빈 공간에서 내가 먹고 싶은 채소를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 가정에서 나오는 조리 전 음식물 생쓰레기를 퇴비로 활용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행복한 도시농부라 불리는 『심는 대로 잘 자라는 텃밭』 저자 김명희씨는 이렇게 적었다. “학교에서 쌓인 스트레스나 직장에서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들도 텃밭에서 신나게 땀 흘리며 삽질을 하고 호미질 신공으로 풀을 뽑고 나면 조금은 가볍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단지 땀 흘리며 신나게 일했을 뿐인데 말이죠.”

 

서울 노원구 하계한신아파트 옥상텃밭에서 주민들이 재배한 수박과 참외, 채소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서울 노원구 하계한신아파트 옥상텃밭에서 주민들이 재배한 수박과 참외, 채소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나만의 텃밭 고르기

도시농부가 되기 위해 먼저 나만의 텃밭을 정해야 한다. 개인이나 시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을 분양받거나 옥상 텃밭, 베란다 텃밭 등이 대표적이다. 주말농장은 집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내의 거리가 편하다. 텃밭을 분양받으면 농장주에게 밭갈이, 거름 주기, 종자 선택 등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분을 잘 머금고 물 빠짐이 좋고 공기가 잘 통하는 땅을 골라야 한다. 종일 햇빛이 잘 들고 매연과 먼지가 쌓이지는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시에서 운영하는 주말 텃밭은 추첨으로 선정된다. 비용이 저렴하고 화장실, 그늘막, 농기구 등이 잘 갖춰져 있지만, 4월 초에 한꺼번에 개장하고 집에서 멀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단점이다.

무엇을 심어야 할까

비교적 넓은 주말농장을 선택했다면 배추, 무, 양배추, 잎들깨, 열무, 고추, 가지, 오이, 호박, 감자, 고구마, 파, 옥수수, 수세미 등을 키울 수 있다. 옥상과 베란다 텃밭은 한정된 공간으로, 작은 화분을 들여 점점 늘려가는 것이 좋다. 쌈 채소 종류인 상추, 엔디브, 케일, 쑥갓 등과 시금치,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쪽파, 완두 등이 적합하다. 잎을 먹는 채소는 일정한 키가 되면 수확한다. 과일 채소는 과일의 색깔과 단단한 정도, 크기, 모양 등을 잘 보고 수확해야 한다. 아침이나 저녁에 수확해야 생산물 온도가 낮아 호흡량이 적어서 쉽게 시들지 않는다.

병충해, 알아야 이긴다

열심히 기른 채소를 벌레가 먼저 먹어버려 구멍이 뚫리거나 병에 걸려 자라지 않는다면 도시농부에게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병충해 처방법을 공부해두자. 딸기, 오이 등에 많이 생기는 흰가루병은 높은 습도가 문제거나 질소비료를 과용할 때 생긴다. 병든 잎은 빨리 제거하고, 수확 후 병든 잔재물은 소각하는 것이 좋다. 너무 습하지 않도록 관수와 배수에 신경 쓴다. 호박, 고추 등에 생기는 탄저병은 비가 많이 내릴 때 발생한다. 비 오기 직전이나 직후에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질소질 비료의 과용을 피한다. 무, 배추, 상추 등에 생기는 무름병은 결구기 이후 고온 다습할 경우에 발생한다. 질소비료의 편용을 피하고 물 빠짐이 좋은 땅에 재배한다. 약제는 예방적으로 살포하지 않으면 방제 효과가 거의 없다.

도시농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곳

채소 재배 방법을 배우거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많이 있다. 도시농업이 처음이라면 한 번쯤 들어가 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농사와 관련한 여러 행사도 진행하고 있으니 나눔의 장에 참여할 수도 있다. ‘텃밭세상’ ‘홍씨네텃밭농원’ ‘유기농에 미친 농부들’ ‘풍신난 도시 농부들’ ‘텃밭 보급소’ ‘나만의 베란다텃밭 이야기’ ‘텃밭과 채소 키우기’ ‘지성아빠의 나눔 세상’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 ‘농촌진흥청’ ‘흙살림’ ‘옥답’ ‘코리아히록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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