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최하위 대륙 아프리카에 히포시 바람 분다
문화계 리더 비롯해 수천 명 공개 지지 선언
세네갈, 시에라리온 대통령 ‘임팩트 10x10x10’ 참여
성평등 지수가 최하위권인 아프리카에도 ‘히포시(HeForShe)’ 바람이 거세다.
아프리카 여성 인권 수준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여아는 성기의 일부나 전부를 잘라내는 할례 풍습에 고통을 겪고 있고, 조혼 관습 역시 여전하다. 또 내전으로 수백만 명이 사망한 콩고에서는 적대 부족 여성들을 겨냥한 강간이 만연해 ‘여성이 살기 힘든 나라’라는 불명예를 얻은 지 오래다.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프로그램(EGEP)’ 참석차 지난 7월 이화여대에 온 아프가니스탄 개발교육기구 타헤라 활동가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경제적 이유로 딸을 파는 일이나 성폭력이 거의 매일,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히포시 캠페인은 남성과 소년들이 성평등 옹호자로 참여하고, 성평등을 위해 침묵을 깨고 행동을 취하는 성평등 연대 운동이다. 그 선두에 아프리카 남성 리더들이 있다.
말라위 카롱가 지방의 최고권력자인 경구, 리더십 코치 론 아처, 모잠비크의 미디어 스타인 질베르토 마쿠아쿠아는 히포시 지지를 선언한 대표적인 명사들이다. 이들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히포시 갈라 디너에 함께 참석해 아프리카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했다. 이 행사에는 유엔여성(UN Women) 나이로비 책임자인 살 워크제드, 유엔여성 동남부 아프리카 책임자인 스리스틴 무시시, 유엔여성 케냐 책임자인 제비브 카부마가 참석했다.
경구는 “말라위의 문화계 리더들은 여성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조혼 악습을 철폐하는 최전선에 서 왔다”며 “이들이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데 온 힘을 쏟겠다. 말라위의 모든 남성들이 성평등 운동에 나설 수 있도록 히포시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히포시 배지를 옷에 달았다. 질베르토 마쿠아쿠아는 “미디어는 여론을 형성하는 강력한 도구”라며 “나 역시 성평등이나 여성폭력 현안을 알리기 위해 TV 프로그램과 개인 블로그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론 아처는 “여성들은 보호받아야 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여성을 성적 대상물로 악용하는 것을 용납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강한 여성들을 축복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 강할수록 남성도 강해진다”고 말했다.
히포시 캠페인에는 이들을 비롯해 아프리카 남성 수천 명이 지지를 선언했다. 지지자 중에는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말리 음악인 칼리프 케이타가 있다. 지난 1월에는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이 히포시 세부 계획인 ‘임팩트 10X10X10’에 참여했다. 지난 7월 말 막을 내린 ‘임팩트 10x10x10’은 10개 정부의 대통령이나 총리, 10개 기업의 CEO, 10개 대학 총장이 해당 국가에서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시행할 것을 공언하는 유엔여성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