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혁신안 주도한 정춘숙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정치 혁신은 여성에서 출발

여성 공천 30% 법제화를

신설 지역구 여성 공천해야

 

여성 혁신안을 주도한 정춘숙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은 최근 이뤄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6차 혁신안에 담긴 여성 30% 공천 의무화를 이루려면 우선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당헌 8조의 ‘성평등 실현’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 혁신안을 주도한 정춘숙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은 최근 이뤄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6차 혁신안에 담긴 여성 30% 공천 의무화를 이루려면 우선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당헌 8조의 ‘성평등 실현’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새정치민주연합 6차 혁신안에 담긴 여성 30% 공천 의무화를 이루려면 우선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를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당헌 제8조의 ‘성평등 실현’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관건이죠.”

여성 혁신안을 주도한 정춘숙(51)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의 목소리에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지난달 나온 6차 혁신안에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에 각각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 여성 추천 의무화, 국회의원 비례대표 남녀교호순번제 의무규정 이행 강제 조치 마련, 공직선거의 지역구 선거후보자 추천 시 여성 30% 이상을 포함하기로 한 당헌 준수를 위한 구체적 이행방안 확정 등의 내용이 담겨 여성계의 환영을 받았다.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를 지낸 그는 혁신위에 들어간 후 여성 정치참여 확대가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정치 혁신을 위해 여성 대표성 확대가 얼마나 필요한지 가슴 절절히 깨달았다고 했다. “영남권 원외지구당위원장 간담회에 20∼30명 모였는데 여성은 당직자와 나, 임미애 대변인 등 3명뿐이더라. 적지이고 여성이 드문 지역이긴 해도 지나친 것 아닌가. 새정치민주연합 전국 원외지구당위원장 236명 중 여성이 11명이라니 깜짝 놀랄 일 아닌가? 이 수치로 여성 대표성이 가능할까? 의문이 끊이지 않더라.” 다음은 정 위원과의 일문일답.

-6차 혁신안에서 여성정치참여확대위를 즉각 설치하라고 했는데.

“2·8전당대회에서 위원회를 두기로 했으니까 당연히 설치해야 하는데 여태까지 아무도 안 했더라. 원래 있던 기구인데 없앴다가 다시 만든 후 사라졌다. 이 기구가 우선 생겨야 여성 공천 30% 의무화를 위한 구체적 액션플랜을 짤 수 있다.”

-새정치연합 당헌 8조에 ‘성평등 실현’이 명시돼 있다. 여성 공천 30% 의무화를 어떻게 실현해야 할까.

“비례대표 남녀 교호순번제는 법제화돼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걸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 공천 30% 의무화도 법에 명시해야 한다. 불이행 시 제재 조치까지 넣어야 한다.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19대 국회에 계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구체적 방안이라면.

“신설 지역구는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불출마하거나 출마하지 못하는 국회의원 지역구는 여성에게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여성 공천을 30% 하겠다’는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을 집행하기 위해선 많은 난관이 있다. 지역 반발을 뚫고 나가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앞날을 위해, 한국 정치의 변화를 위해서도 남녀 대표성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를 지낸 정춘숙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은 “혁신위에 들어간 후 여성 정치참여 확대가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가슴 절절히 깨달았다”고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를 지낸 정춘숙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은 “혁신위에 들어간 후 여성 정치참여 확대가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가슴 절절히 깨달았다”고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00일 기한의 혁신위가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나.

“당 지도체제 등 개혁을 위한 큰 그림은 이미 나왔다. 남은 기간 시도당에 공천권을 많이 넘겼는데 사당화하지 않고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뭔지,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에서 실제 점수는 어떻게 줄지 구체적인 혁신안을 내놓게 된다. 우리가 넘어야 할 큰 산이 남은 셈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해보고, 경선 시 여성 후보는 가산점을 주도록 돼 있는데 점수를 더 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조직 기반이 탄탄한 원외 지구당위원장과 맞붙는 여성 후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변수가 있다. 이 변수가 여성 정치참여 확대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얼마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득 최고위원이 유일한 선출직 여성 최고위원인 유승희 의원에게 막말과 욕설을 해서 공개 사과한 바 있는데.

“참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분명 여성에 대한 폭력이다. 근본적으로 여성들이 정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남성 중심적이고 위압적인 정치 풍토가 원인이 아닌가 싶다. 내가 경험한 최고위원회에 비춰볼 때 상당히 억압적이고 위압적이거나 폭력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라는 생태계는 진짜 남성 중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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