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최고위원회의서 유승희 선출직 최고위원에 육두문자 욕설 

“정청래 ‘공갈 발언’은 징계해놓고….” 지도부 직무유기 지적 나와

여성계 “당의 성차별을 묵인하고 조장하는 위험한 선례” 비판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선의 선출직 여성 최고위원인 유승희 최고위원이 이용득 최고위원으로부터 막말과 욕설을 듣는 사건이 터졌다. ⓒ뉴시스·여성신문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선의 선출직 여성 최고위원인 유승희 최고위원이 이용득 최고위원으로부터 막말과 욕설을 듣는 사건이 터졌다. ⓒ뉴시스·여성신문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선의 선출직 여성 최고위원이 임명직 남성 최고위원에게 막말과 욕설을 듣는 사건이 터졌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최고위원은 7월 2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에게 고성과 반말, 욕설을 퍼부어 여성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언론에서 이를 ‘막말 공방’으로 잇따라 보도하면서 두 사람이 막말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유 최고위원이 해명 자료를 내기도 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유 최고위원은 22일 취재진에게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정치적 보복을 당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에 단행하는) 사면의 1호가 돼야 한다”며 “우리 당은 정의를 위해 진실을 밝히려다 보복을 당하는 정치인의 사면까지 반대하는 당론을 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사달이 났다. 이 최고위원이 먼저 반말로 “당이 왜 이 모양이냐고. 회의시간을 다 잡아먹고. 똑바로 해”라고 언성을 높였고, 이에 유 최고위원이 “왜 반말하세요”라고 항의하자 “X발 내가 반말 못하냐…” 하면서 회의장 밖에서 다 들릴 정도로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고함을 지른 것이다.

유 최고위원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방적인 반말과 욕설을 듣고 치욕감과 분노감에 잠을 못 잤다. 말도 거의 끝까지 못했고, ‘내가 어린애예요’라고 항의할 만큼 심한 위압감을 느꼈다”며 “여성 최고위원을 비하해서 빚어진 일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막말 공방이 맞다면 공식 사과를 받았겠느냐며 “일부 언론이 일방적인 피해자를 쌍방과실, 양비론으로 보도한 것은 유감이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 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력히 경고하자 “앞으로 품격을 지키는 최고위원이 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한 데 이어 27일 비공개 회의에서 유 최고위원에게 공식 사과했다.

사건의 촉매제였던 정봉주 전 의원은 발끈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최고위원의 품행을 나무랄 게 아니라 윤리심판원에 고발해야 한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공갈 발언’으로 징계를 받아야 했다면 이 최고위원도 징계 받는 게 비례원칙에 맞다”며 당 지도부의 직무유기를 질타했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이용득 최고위원의 막말과 욕설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행위”이라며 “유 최고위원이 ‘유일한 선출직 여성’ 최고위원이라는 것은 정치적 약자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성이었다면 이런 정황이 가능했겠나. 당의 암묵적 방치도 용납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논쟁적인 사안을 제기하는 것이 문제라면 최고위원회의 심의 기능은 심각하게 재고돼야 한다”며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은 정치적인 독설이지만 이용득 최고위원은 내용을 불문한 욕설이었다. 여성 권력직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 당의 성차별을 묵인하고 조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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