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대표, 수백억 원 소송 제기
한때 ‘살아 있는 부처’로 숭배 충격

 

박은주 김영사 전 대표 ⓒ뉴시스ㆍ여성신문
박은주 김영사 전 대표 ⓒ뉴시스ㆍ여성신문

1989년 발간 6개월 만에 100만 부가 팔린 김우중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를 비롯해 『신화는 없다』 『닥터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먼나라 이웃나라』 등 4000여 종의 서적을 발간한 김영사가 전·현직 대표의 진실공방으로 뒤엉킨 수백억 원의 소송으로 발칵 뒤집혔다.

박은주(58) 전 김영사 사장은 7월 23일 김강유(68·창업주·김정섭에서 개명) 현 김영사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사기 혐의로 고발하는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박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자신의 형이 운영하는 한국리더십센터에 채권 회수 조처를 하지 않고, 김영사 자금 35억원을 빌려줘 회사에 손실을 끼쳤으며, 김영사 업무를 하지 않으면서 월급 등 명목으로 36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돌연 김영사 사장직과 한국출판인회 회장직을 내려놓고 잠적했던 박 전 대표는 지난 7월 27일 여러 언론사에 입장문을 전달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4년 3월 26일 주주총회에서 김강유 회장의 부인과 소액주주들이 들이닥쳐 나와 이사회를 경질하고 김강유씨를 회장, 그의 둘째 형 김충섭씨를 감사로 선임하며 부인, 형, 신도들로 이사회를 새로 구성했다”며 “회사에 출근하면 심장마비에 걸릴 정도로 위협을 가해오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근무할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뒤 김 대표가 보상금 45억원을 준다고 속여 회사 경영권을 모두 포기하게 하는 등 285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김영사는 이와 관련해 반박하는 보도 자료를 내고 “박 전 대표는 불의한 방법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쳐 2014년 3월부터 감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2014년 5월 말 퇴사했다”며 “문제 해결 방안을 담은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이행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어오다가 고소장을 제출하고 일간지와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박은주 전 사장이 고소했다는 것 자체가 믿어지지 않는다. 저는 어떤 방식으로도 회사에 손해를 입히지 않았음을 떳떳하게 밝힌다”며 “이미 고소가 접수됐으니 성실히 대처하겠다. 박은주 사장을 고소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미 그러지 않기로 합의를 했거니와, 스승으로서 피하고 싶은 일이기에 현재로서는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쟁에 종교 문제도 얽혀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처음 김강유 회장을 회사 또는 법당에서 만났을 때 그는 이미 살아 있는 부처님으로 떠받들리던 사람”이라며 “그에게 삼배해야 하고, 그의 말을 들으려면 무릎 꿇고 두 손 모으고 들으라고 했다. 그보다 나이 많은 신도들도 다들 그렇게 했다.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연출을 했다. 나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숭배했다”고 고백했다.

박 전 대표에 따르면 김강유 회장은 금강경 수행을 하며 불교수행처를 운영했고, 본인도 법당에서 합숙생활을 했다. 그는 1984년부터 월급 전액과 상여금 전액을 법당에 기부했으며, 2008년부터는 매월 1000만원씩 송금했다. 박 전 대표는 “김 회장은 돈이 필요할 때마다 김영사를 통해 2007년부터 수시로 개인 대여를 반복했고, 망해가는 형 회사의 지원을 지속해서 강요하는 바람에 회사를 지키려는 나와 마찰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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