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바이든 미 부통령 부인 첫 방한
“여성 잠재력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일자리 기회 더 제공해야”

 

한국을 찾은 질 바이든 여사가 18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을 찾은 질 바이든 여사가 18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간 한국 여성들은 놀라운 발전을 이뤘지만,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일터에서는 여전히 여러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여성에게 기회를 주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할 때 지역사회와 국가의 앞날은 더 밝아집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박사가 18일 방한했다. 백악관은 방한에 앞서 공식 호칭을 ‘바이든 여사(Mrs. Biden)’가 아니라 ‘바이든 박사(Dr. Biden)’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을 찾은 최초의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는 “여성의 성공은 우리 모두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박사는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면담하고 환영식에 참석했다. 환영식에는 정치, 경제 등 각계에서 활동하는 한·미 여성 60여 명, 바이든 부통령의 여동생이자 선거 참모로 활약한 발레리 바이든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박사는 환영식 연설에서 “이번 아시아 순방 목적은 여성의 교육·일자리 문제를 논의하고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순방지인 한국에서 미국과 같은 여성 권익 향상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 여성의 근면함과 기여가 없었다면 이런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박사는 “어느 분야에서건 여성의 자리가 있을 때 공동체도, 나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 국가의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려면 여성의 잠재력을 최대로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남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의 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교육이야말로 더 나은 삶의 토대다. 교육을 받고자 하는 이는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출범한 이니셔티브 ‘여성에게 교육을(Let Girls Learn)’을 언급하며 “이 정신으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세계의 수많은 소녀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6시께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면담 중인 질 바이든 여사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8일 오후 6시께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면담 중인 질 바이든 여사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번 순방에 동행한 캐서린 러셀 미국 국무부 세계 여성문제 전담대사도 “여성 권익 향상은 모두의 권익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성별에 근거한 폭력의 종식, 여성의 사회참여 장벽 철폐, 미래 세대를 위한 성평등 실현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희정 장관은 “여성은 세계 공통으로 남은 성장동력”이라며 “앞으로 한·미 간 여성과 가족 문제에 관한 논의와 협력이 더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장관과 바이든 박사는 이날 환영식에 앞서 별도로 만나 한국의 여성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캐서린 러셀 미국 국무부 세계 여성문제 전담대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번 순방에 동행한 캐서린 러셀 미국 국무부 세계 여성문제 전담대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바이든 박사는 이날 환영식에 앞서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를 찾아 미군과 그 가족 등을 격려했고, 서울 은평구 진관사를 방문해 지역사회 내 여승의 역할에 관해 논의했다. 이후 정부 당국자와 민간 전문가들을 만나 여성 경제활동 촉진과 여성 교육 기회 확대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등 방한 일정을 마치고 19일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교육학 박사이자 현재도 미국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 교사이기도 한 바이든 박사는 미국과 세계의 교육 문제에 주로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커뮤니티 칼리지 백악관 서밋을 주최했고, 과테말라, 시에라리온 등 여러 국가를 찾아 교육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15년에 걸쳐 석사학위 두 개와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동시에 두 아이를 양육한 ‘슈퍼 워킹맘’이기도 하다. 

이번 방한에 동행한 러셀 대사는 오바마 정부의 여성정책 대변인으로, 지난 2013년 방한해 국내 여성 인사들과 만나 여권 신장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그가 몸담은 미 세계여성문제담당 부서는 오바마 1기 행정부 시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주도로 국무부 내에 설치됐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의 정치, 경제, 사회적 권리 신장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여성의 권리신장을 위한 제반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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