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네이버·LG유플러스·SK플래닛 각축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만으로 바로 결제
온·오프라인 사용 가능한 ‘삼성페이’ 8~9월 출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 홀에서 열린 갤럭시 S6 월드투어 서울행사에서 관계자가 갤럭시 S6 삼성페이를 시범보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 홀에서 열린 갤럭시 S6 월드투어 서울행사에서 관계자가 갤럭시 S6 삼성페이를 시범보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본격적인 ‘페이’(pay) 전쟁이 시작됐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LG유플러스 ‘페이나우’, SK플래닛의 ‘시럽페이’, 네이버 ‘네이버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오는 9월 삼성의 ‘삼성페이’가 시장에 뛰어들면 업체 간 주도권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흔히 ‘페이’로 불리는 모바일 간편결제란, 공인인증서 없이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에서 비밀번호만으로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름 그대로 결제 방식이 ‘간편’하다. 온라인 쇼핑 후 결제를 하려면 액티브엑스(ActiveX),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문자메시지로 인증번호를 받아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간편결제를 이용하면 번거로운 절차가 사라진다. 처음 사용할 때 카드번호나 은행계좌를 입력하고 인증을 해두면, 그 뒤에는 비밀번호만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페이나우·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시장 선점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2013년 11월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가 포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만 개의 가맹점을 확보했으며 올 연말까지 15만 개의 가맹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중국 유니온페이, KB금융그룹과 손잡고 모바일 카드를 발급하고 결제 서비스를 추진해 중국의 핀테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뒤를 이어 지난해 9월 다음카카오가 출시한 ‘카카오페이’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만 사용하면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간편결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6월 말 기준 이용자가 45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공인인증서 없이 30만원 이상 결제 가능한 고액 결제 비밀번호 기능을 도입해 활용도를 높였다. 현재 160여 곳인 가맹점도 계속 늘린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에서 출시한 네이버페이
네이버에서 출시한 네이버페이

지난달 출시한 네이버의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아이디(ID) 하나로 원하는 상품을 검색부터 결제 및 환불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을 방문하는 이용자 2400만 명 가운데 약 60%가 로그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결제를 위해 따로 로그인을 할 필요도 없다. 네이버페이의 전신인 ‘체크아웃’을 이용한 사용자가 1500만 명에 이르고 가맹점 5만여 곳을 확보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후발주자’ 삼성페이 등장에 업계 주목

오는 8~9월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는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해서 상점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마그네틱 카드를 많이 쓰는 국내 시장에 맞춰 시중 가맹점에 설치돼 있는 마그네틱카드 단말기로도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스마트폰에 카드 정보를 등록한 후 인증, 지문·결제 비밀번호를 등록하면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삼성페이를 쓰려면 갤럭시S6나 갤럭시노트5와 삼성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

LG경제연구원은 ‘수조원 모바일 결제 시장에 수백조 매출 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 보고서에서 모바일 결제 시장이 매년 30∼40%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2017년에는 800조원 가까이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에는 애플, 구글, 알리바바 등이 시장을 주도하는 간편결제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결제 사업자들이 수수료로 가져갈 수 있는 몫은 최대 5조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에 나선 업체들이 수수료보다는 결제 서비스를 통해 주력 사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차별화하기 위해 시장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애플은 ‘애플페이’로 모바일 기기 판매를 확대하고 기존 고객을 붙들어두면 웨어러블 기기 등 신규 시장을 선점하려 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도 쇼핑몰 결제 시스템을 쇼핑몰 밖 온·오프라인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김종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들의 결제 시장 진입은 경쟁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결제 수수료 무료화 등과 같은 기존 결제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마케팅에도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