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배 성북구청장

 

성북구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김영배 성북구청장 ⓒ이정실 사진기자
성북구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김영배 성북구청장 ⓒ이정실 사진기자

최근 성북구의 변화가 놀랍다. 친환경 무상급식과 생활임금 도입이 그렇다. 서울시 성북구는 2012년 11월 노원구와 함께 전국 최초로 생활임금제를 도입했으며, 2014년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까지 전 학년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아카데미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각종 주민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주민의 제안을 정책에 반영하는 주민 참여 정책제안제 운영, 주민참여 예산제 등을 통해 ‘성북형 마을민주주의’ 체계를 구축했다. 쓰레기봉투값 인상, 골목 안전, 꽃길 조성, 지역축제 등 마을 일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하는 직접민주주의를 동 단위에서 실현하고 있다.

‘사대문 근처의 노후화된 구도심’으로 불리던 성북구의 변화는 마을민주주의에서 시작됐다. 민선 6기 1주년(7월 1일)을 며칠 앞둔 지난 6월 25일 성북구청에서 ‘마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김영배(48·사진) 구청장과 마주했다. 

“성북구가 추진하는 마을민주주의는 주민들의 삶의 문제를 개인의 고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자치 역량을 길러 보육, 교육, 안전 등의 문제를 마을의 관계망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민선 5기부터 성북구의 구정 구호를 ‘사람이 희망입니다’라고 해온 것처럼 모든 정책과 사업의 기본 가치는 바로 사람이며, 마을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도 바로 사람이다.”

김 구청장이 말하는 마을민주주의는 단순히 행정에 주민이 참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성북구가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서 ‘시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집중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마을민주주의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김영배 구청장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김영배 구청장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고령화사회와 저성장시대에서는 주민의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기존 체제로는 더 이상 어렵다. 주민 스스로 자치 역량을 길러 일상의 삶의 문제를 마을을 중심으로 해결하고 마을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시민의 무관심과 낮은 정치참여, 관료조직에 의한 획일적 통제 등 국가 차원의 대의제 민주주의의 문제점이 부각될수록,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지역에서부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드러나는 문제는 낮은 주민참여와 대표성 한계다. 김 구청장은 낮은 주민참여와 대표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도 주요 정책에 의견을 제시하고 평가할 방법을 고민했다. 스마트폰 4000만 명의 시대를 활용한 스마트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하나의 답으로 떠올랐다.

“지난 3월 행정자치부와 함께 ‘길거리 금연방안’에 대해 모바일로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받았다. 바로 주민이 직접 정책을 결정하는 ‘주민이 맹가노니’다. 이때 마을버스 정류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자고 결정되어, 바로 마을버스 정류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성북구는 지난 2013년 국내 1호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엄마의 도시’를 강조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가 항상 아이의 곁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업무가 여성적인 업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 중 하나다. 김 구청장은 민선 5기부터 현재까지 민·관이 협력해 28곳의 어린이집을 47곳으로 확충해 민간 대비 정원 비율을 15%에서 27% 수준으로 높였다.

“엄마들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 아이를 올바르게 키워줄 수 있는 돌봄 네트워크와 깨끗하고 편안한 보육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생활정치에서 여성의 역할과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돌봄·지역·사람 등 21세기적 가치는 여성성에서 찾을 수 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업무가 여성적인 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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