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도어 발표 최고 평가 CEO 50위 명단에 여성 실종
S&P 500 기업 중 여성 CEO는 23곳뿐…성과에 대한 압박도 심해
여성 CEO 중 평가 1위는 취임 1년 반째인 GM의 메리 바라

 

직원 지지율 1~5위의 여성 CEO들. 왼쪽부터 제너럴 모터스의 메리 바라, 엔터프라이즈 렌터카의 파멜라 니콜슨, 앤 테일러의 케이 크릴, 록히드 마틴의 메릴린 휴슨,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셰런 터니.
출처 : 각 기업 웹사이트.
직원 지지율 1~5위의 여성 CEO들. 왼쪽부터 제너럴 모터스의 메리 바라, 엔터프라이즈 렌터카의 파멜라 니콜슨, 앤 테일러의 케이 크릴, 록히드 마틴의 메릴린 휴슨,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셰런 터니. 출처 : 각 기업 웹사이트.
미국의 취업정보 사이트 글래스도어가 발표한 ‘2015 직원들이 뽑은 최고의 CEO 50’에 여성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여성 CEO에 대한 인식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같은 리스트에서 빅토리아 시크릿의 셰런 터니가 35위에,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가 50위에 오르는 등 2명의 여성 CEO가 포함됐던 것과 비교해 여성 리더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후퇴했음을 보여줘 씁쓸함을 안겨줬다.

글래스도어는 매년 직장인 회원을 대상으로 CEO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해 순위를 발표해 왔다. 올해 1위에 오른 인물은 구글의 래리 페이지로 지난해보다 4%포인트 상승한 97%를 기록하며 1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나이키의 마크 파커(97%), 식품체인점 HEB의 찰스 버트(96%),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95%)가 그 뒤를 이었으며 애플의 팀쿡은 94%로 처음 10위권에 합류했다.

글래스도어의 커뮤니티 전문가인 스콧 도브로스키는 인터넷 뉴스 ‘위민 인 더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50위권에 여성 CEO가 없다고 해서 여성들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수십만 개의 기업 중 직원이 1000명 이상이고, 지난 1년간 100개 이상의 평가 글이 올라온 대기업에 초점을 맞춰 50위를 선정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여성의 리더십은 순위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 “마리사 메이어가 야후 CEO에 오르기 전까지 전임 CEO들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하락세였으나 메이어의 등장 이후 그 분위기를 반등시키고 높은 순위를 꾸준히 유지한 것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이런 결과는 물론 여성 CEO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터넷 뉴스 싱크프로그레스(Think progress)는 “S&P 500 상장기업 중 여성 CEO가 이끄는 곳은 23개사로 4.6%에 불과하다”며 “이들 여성 리더도 많은 미국인들이 여성보다 남성이 책임자 위치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직장인이 여성 리더는 공격적이고 감정적이기 쉽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고 업무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들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여성 CEO는 취임 직후부터 쉽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에서 힘든 시기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여성 CEO를 임명하는 경우가 많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밀려나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싱크프로그레스는 또한 50위권 CEO 중 인도인 남성 4명을 제외하고 모두 백인 남성인 점도 지적했다.

글래스도어는 별도로 50위권 순위 밖에서 높은 지지를 얻은 여성 CEO 5명의 명단을 직원들의 평가 내용과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여성 CEO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인물은 제너럴 모터스(GM)의 메리 바라다. 2014년 1월 GM의 수장에 오른 그는 짧은 기간 86%의 지지율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직원은 “새 CEO가 기업 문화를 변화시킴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으며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업무 환경을 개선하며 투명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여성 CEO 2위는 84%의 지지율을 얻은 엔터프라이즈 렌터카의 파멜라 니콜슨이 차지했다. 2013년 6월 CEO에 선임된 그는 엔터프라이즈 홀딩스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체 렌터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여성이다. 발췌된 평가 글에 따르면 직원들은 고위층과의 원활한 소통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그 뒤를 이어 여성복 브랜드 앤 테일러의 케이 크릴(84%)과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메릴린 휴슨(83%),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셰런 터니(83%)가 3~5위를 차지했다. 또한 위민인더월드가 글래스도어로부터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음료회사 펩시코의 인도 출신 CEO인 인드라 누이가 여성 CEO 중 9위(73%), 지난해 전체 50위였던 야후의 메리사 메이어가 여성 CEO 10위(72%)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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