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대책위, 저지 집회 진행...박 대통령에게 편지 전달

 

4일 용산 지역 학부모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화상경마도박장 폐쇄를 호소하는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4일 용산 지역 학부모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화상경마도박장 폐쇄를 호소하는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서울시 용산구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지키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는 5일부터 사흘간 개장 강력 저지를 위한 집회에 돌입했다. 또 도박장 폐쇄를 호소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편지도 전달했다. 

정 방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3년 동안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시위를 했다. 중학생이던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됐다”며 “천막농성만 오늘로 500일을 맞았다. 낮에는 엄마들이 지키고 밤에는 아빠들이 농성장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화상경마도박장 500m 근방에는 6개의 학교가 있고 이 중 가장 가까운 학교인 성심여중과 성심여고는 고작 215m 떨어져 있다”며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자 여야가 한 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고 관련 법률을 상정했는데 아직까지 통과가 되고 있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4일 용산 지역 학부모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화상경마도박장 폐쇄를 호소하는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4일 용산 지역 학부모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화상경마도박장 폐쇄를 호소하는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화상경마도박장 개장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지난달 31일 마사회가 도박장 개장을 시도하자 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편지를 전달했다.

원효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변정온 학부모는 편지를 통해 “주말이면 딸 아이가 친구들과 화상경마도박장 바로 옆에 있는 영화관에 간다”며 “마사회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도박장을 찾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주말 거리를 장악할 것”이라고 불안함을 호소했다.

이어 “마사회가 19세 미만 출입금지 업소인 화상경마장에 키즈카페를 만들고 청소년이 출입하는 문화센터를 만들겠다며 회유하고 있다”며 “성인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면서 낮에는 청소년을 출입시키고 밤에는 성인나이트를 운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엄마들이 용산화상경마도박장으로 간다. 마사회가 이를 문제 삼더라도 엄마들은 두렵지 않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5일 오전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농성장에서 아이를 등에 업은 엄마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5일 오전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농성장에서 아이를 등에 업은 엄마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학부모들이 천막농성까지 나선 것은 마사회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화상도박장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사무국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와 서울시장, 서울시교육청, 서울시‧용산구 여야 의원, 용산구청장, 국무총리실까지도 마사회 측에 주민들과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단 한번도 협의에 나선 적 없다”며 “이런 상태가 길어지자 결국 학부모들이 대통령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정 방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성심여고가 박 대통령 모교기 때문에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지만 학부모들은 모든 학교 앞에 도박장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700일 넘게 반대싸움을 하고 있다”며 “3년 동안 학교 앞을 지키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대답을 해 달라. 교육이 먼저인가요? 돈이 먼저인가요?”라고 문제해결을 요청했다.

한편 용산 주민대책위는 지난 2013년 5월 1일부터 ‘학교 앞 화상경마도박장 저지 위한 주민대책위’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1월 22일부터는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지금까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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