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주요 문학상 15년간 수상작 분석 결과 여성 이야기는 홀대
퓰리처상 여성 주인공 작품 전무…여성의 목소리 반영 어려워
미국 시애틀에 거주 중인 영국 출신 작가 니콜라 그리피스는 퓰리처상, 맨부커상,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ational Book Critics Circle Award), 휴고 어워드, 뉴베리상 등 6개 주요 문학상의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5년간의 수상작의 작가와 주인공의 성별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최고의 권위로 여겨지는 퓰리처상의 경우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에 대해 그린 작품은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또한 전체 문학상에서 소녀가 아닌 어른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피스는 “명망과 권위가 높고 상금이 많은 문학상일수록 성인 여성의 작품이 수상할 가능성이 적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여성 작가가 자신을 반영한 이야기를 쓸 경우 불쾌해하거나 지루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문학계는 여성에 대한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인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고 여성의 경험이 주목받지 못하는 문화”에 대해 지적했다.
그리피스의 분석은 영국의 여성 작가를 위한 잡지 『엠슬렉시아(Mslexia)』 여름 호에 게재됐다. 그는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남성의 시점이 표준이며 여성의 목소리는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 사항에 불과하다는 문학계 전반의 인식 때문이라면서 “남성 작가를 ‘작가’(writer)라 부르고 여성의 경우 ‘여성 작가'(female writers or women writers)라고 따로 구별해 부르는 것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출판업계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군소 독립 출판사들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문학계의 보수적인 관행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엠슬렉시아』의 편집장 다누타 킨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펭귄의 헬렌 프레이저 이사, 2013년 랜덤하우스의 게일 리벅 사장과 하퍼 콜린스의 빅토리아 반슬리 사장 등 3대 대형 출판사의 고위 경영진 여성이 퇴진 시 모두 남성 경영인으로 교체된 사례를 지적했다. 킨은 “독자 중 여성의 비율이 훨씬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출판업계의 여성 경영진은 여성 지위 향상뿐 아니라 작품의 다양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면서 업계의 편향성에 대해 우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