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돌 예술가들의 귀환
탄생 100돌 예술가들의 귀환
  • 박길자 기자
  • 승인 2015.06.04 14:09
  • 수정 2015-06-07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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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오마주 ‘소나기’ 속편 나와… 용인공원 내 ‘박목월 시 정원’ 열어
‘통영의 피카소’ 전혁림, ‘조각 거장’ 김종영 탄생 100주년 맞아 기념 전시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시인 박목월과 서정주, 소설가 황순원(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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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시인 박목월과 서정주, 아동문학가 강소천, 소설가 임옥인 황순원 임순득, 극작가 함세덕과 평론가 곽종원, 화가 전혁림, 조각가 김종영.

지금부터 꼭 100년 전인 1915년에 태어난 예술가들 가운데는 유독 친숙한 이름이 많다. 1915년이 우리에게 축복이었던 걸까. 일제강점기에 청춘을 보내고 서른 살에 광복을 맞은 이들은 한국전쟁 전후의 궁핍한 시대를 거쳐 예술의 꽃을 활짝 피운다. 굴곡진 현대사가 작품에 드리운 자취는 만만찮다. 이들이 살아온 100년은 곧 한국사의 고단한 여정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 자산이자 일부 극복 대상이기도 한 이들을 기리는 행사가 잇따라 마련된다.

시잔치, 문학그림전 등 다채=“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서정주의 ‘자화상’ 중에서) 문학적 성취보다 친일 행적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서정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 29일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시잔치가 열린다. 미당의 대표 시를 낭송, 노래, 무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해서 들려준다. 시인 정현종, 황동규, 최승호와 연극인 손숙, 윤석화, 박정자 등이 참여한다.

‘소나기’로 유명한 황순원을 기리는 문학 그림전이 6월 9∼11월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양평 황순원문학촌에서 열린다. 대산문화재단이 최근 낸 계간 『대산문화』 여름호에는 전상국, 박덕규, 서하진 등 황순원의 제자와 후배 소설가 5명이 쓴 소나기 속편 5편이 실려 눈길을 끈다. 한국근대문학회와 대산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박목월·서정주·황순원 기념 학술대회는 6월 13일 중앙대에서 열린다.

박목월 시인의 아들인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는 5월 30일 고인이 안장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공원 내 약 830㎡ 규모 터에 박목월 시비 8개를 세운 ‘박목월 시 정원’을 마련했다. 시비에는 대표작 ‘가정’을 비롯해 ‘나그네’ ‘먼 사람에게’ ‘어머니의 언더라인’ ‘임에게’ ‘청노루’ 등 목월의 초기·중기·말기 작품이 골고루 담겼다.

헌정 시집, 평전 발간도=강소천은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등 귀에 익은 동요의 노랫말을 썼고 ‘스승의 은혜’ ‘금강산’ 등을 발표해 한국 아동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 박덕규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최근작 『강소천 평전』(교학사)에서 순우리말로 쓴 최초의 동요시집 『호박꽃 초롱』 발간 과정을 포함해 대표작들의 창작 배경과 문학적 의의를 상세히 설명했다. 

사화집 『적막한 식욕』(문학세계사)은 제자 시인들이 시와 시인의 길을 일러준 박목월 시인에게 바치는 헌정 시집이다. 제자 시인들은 스승의 ‘청노루’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고(오세영 ‘박목월’), 제자의 집을 방문했던 다감하고 따스한 모습을 회상하기도 한다(김종해 ‘저녁밥상’). 시에 엄격했고 인간에게는 다감했던 대가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전혁림 화백이 생전에 작업실에서 유화 만다라를 그리고 있다.
전혁림 화백이 생전에 작업실에서 유화 '만다라'를 그리고 있다. ⓒ전혁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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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미술관

전혁림, 김종영도 탄생 100주년 맞아=‘색채의 마술사’ ‘바다의 화가’ ‘통영의 피카소’. 전혁림 화백의 별칭이다. 한국적 색면 추상의 선구자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전혁림이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그가 태어난 7월에 맞춰 기념행사가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마련된다. 제1회 전혁림 미술상 시상과 기념 전시회, 탄생 100주년 특별전, 타계 5주기 추모제, 화비(畵碑) 건립, 전혁림 거리 선포식 등이 이어진다. 전 화백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제작해 방영할 예정.

현대조각의 선구자 김종영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도 열린다. 지난 5월 7일 서울대미술관과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동시에 개막, 각각 7월 26일과 8월 28일까지 이어진다. “나는 아름다운 것이란 무엇인지 잘 모른다. 다만 정직하고 순수하게 삶을 기록할 따름이다. 그것이 희망이고 기쁨이기를 바란다.” 걸출한 예술가이면서 ‘20세기의 대표적 선비’로 불렸던 작가의 대표작 ‘새’를 포함해 조각 걸작, 드로잉·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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