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커뮤니케이션은 현실세계의 의사소통구조를 실제로 변화

시키고 있을까, 아니면 단지 현실의 권력구조와 커뮤니케이션 양태

를 반영하기만 하는 해프닝일 뿐일까. 어떤 입장을 취하든, 학습과

경험에서 천차만별인 개인들의 경험이 개입하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그리 단순치 않을 것이다. 이 문제 에 대한 각기 다른 입장은 온라

인 커뮤니티의 성차(gender) 문제를 논의하는 데도 유용하게 동원될

수 있겠다.

여성 커뮤니티인 DC 웹 우먼의 대표(www.dcwebwoman.org) 리자

킹이 쓴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이슈들’

(www.dcwebwoman.org/publications/newsletters/issues/2000/Winte

r2000/)은, 어째서 여성들이 온라인상에서 자신들만의 공간을 창출해

야 하는가를 명쾌히 설명해 준다.

그동안 인터넷상에서의 성별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대표적으로 언어

학자 수잔 헤링 등을 중심으로 뉴스그룹, 메일링리스트, 토론게시판

등 인터넷의 ‘전통적인’ 그리고 ‘열린’공간에서의 소통을 대상

으로 이뤄져왔다. 수잔 헤링의 연구결과(www.cios.org/getfile/

HERRING_V3N293, ftp://cpsr.org/ gender/ herring.txt)에서 보듯이

이런 무차별 대중이 사용하는 공간은 여성들의 관심과 토론에 적대

적인 요소가 많은 게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만 본다면, 온라인의

의사소통 방식은 단지 현실의 관계방식을 반영하거나 답습할 뿐이

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 특정 구성원들로만 이뤄지는 커뮤니티들

은 여성들에게 의사소통구조를 재구성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이 인터넷에서 커뮤니티를 다른 공간과 구별짓는가? 우선 타인

들을 배제하고, ‘우리’가 되는 소속감을 주는 게 커뮤니티들의 공

통분모다. 구성원들 스스로 룰을 부과하고 인정해야 한다. 커뮤니티

공동의 목표에 자신을 동일시하기도 한다. 커뮤니티 안팎의 위협에

의해 결속감이 더 견고해지기도 한다.

또한 커뮤니티는 익명성의 부족과 개인공간의 강화를 특징으로 한

다. 익명성이 아닐 경우 특히 여성들이 무방비상태로 위협을 당할

확률은 그만큼 적어진다. ‘안전한 공간’이라는 느낌은 생각을 자

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생기를 준다. 이들은 실제로 대면접촉을 가

짐으로써 가상 커뮤니티의 위치를 더 확고히 하게 된다. 커뮤니티의

규칙을 좋아하지 않으면 쉽게 떠나게 되며 궁극의 벌은 추방이다.

이런 오스트라시즘에 대한 두려움은 떠나는 게 쉬울 땐 불러일으키

기 어렵다.

남녀의 혼성 커뮤니티, 여성만의 커뮤니티,남성만으로 이뤄진 커뮤

니티들의 일반적 특성을 각각 보자.

‘에코’(www.echonyc.com)는 가장 알려진 인터넷 커뮤니티로 이

곳의 기본신조는 “당신의 말(word)을 가져라”이다. ‘에코’의 혼

성 토론공간은 남성들에 의해 지배되지 않으며 누구든 토론을 시작

하고 추구할 수 있다. 이는 이곳 창설자가 여성인 스테이시 혼이란

점에서 연유한 바도 크다. 혼은 여성과 남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

해 노력했다. 게다가 그녀는 토론에 참가하고 싶은 여성들을 훈련하

고 조언을 준다. 이런 이유로 회원의 반은 여성이고, 토론의 중간조

정자 절반도 여성이다. 이는 규칙의 공정한 시행을 보장한다. 때문에

‘에코’는 여성친화적인 공간으로 유일한 평판을 얻었다.

‘DC 웹 우먼’은 여성들만의 공간. 전자토론의 목록을 올리는 것

도 오직 회원들에게만 허용된다. 남녀 혼성공간에서 찾기 힘든 미혼

모들을 위한 모임, 여러 워크샵, 매월 모임, 네트워킹이 제공되고 현

실세계의 완성을 위해 아파트 임대정보, 미용사와 차수리 상점,의사

들의 추천 등도 이뤄진다. 여성들만 모인 이곳의 토론에선 감사와

사과의 말들을 찾기가 가장 쉽다. 정보를 요청할 때도 그것이 왜 필

요한지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는 식이다.

‘맨 웹’(www.vix.com/menmag)은 커뮤니티 회원에 대한 기사 및

인터뷰로 이뤄지고 회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남성 사이트다. 대부

분의 기사들이 상당히 권위 지향성을 갖는 강한 주장과 전제들을 만

들어 낸다는 게 여성 공간과 다른 점이다. 내용이나 결론에 대해 질

문하는 방은 거의 없고, 접근이 쉬운 채팅과 토론의 쓰레드(덩어리,

무리) 공간이 없어 구성원간의 상호작용 정도를 판단하긴 어렵다.

리자 킹은 침묵하는 여성들로 인해 남성들이 커뮤니티를 지배하게

해선 안되며, 조정자 혹은 커뮤니티 안에서 권위 있는 사람들은 성

별 의사소통 이슈에 민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여성들이 소개

하는 화제에 대한 토론 등을 고무하는 단순한 방법으로도 할 수 있

는 일이라고 충고한다. “여성친화적인 혹은 여성 공간에서 여성들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함으로써, 여성에게 적대적인 공간에서도 의사

소통을 더 잘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리자 킹의 결론이다.

'이인화 정보자료실 차장 goodall@women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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