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의 아름다운 밤길’ 즐기세요

한국 근대문화유산의 집결지인 서울 중구 정동에서 5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야간 축제인 ‘정동 야행’이 밤 10시까지 열린다. 덕수궁과 성공회서울대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경찰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농업박물관 등 20곳이 밤늦게까지 문을 활짝 연다. 굳게 닫혀 있던 주한 미국대사관저도 축제 기간 일부 개방한다.

축제는 야사(夜史), 야설(夜設), 야로(夜路), 야화(夜花) 등 4개의 주제로 진행한다. 야사는 조선시대 시장과 관청들이 몰려 있었던 중구의 역사를 다양한 체험으로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중림동은 한양에 약을 공급하는 동네였고, 신당동은 신을 모신 신당이 많았다. 저동에는 조선시대 때 모시를 취급하는 저포전이 있었고, 무교동은 무기 제조 등을 관장한 군기시가 있었다. 남창동은 대동법에 따라 쌀, 포, 전의 출납을 맡은 선혜청 창고가 있었고, 주자동은 조선시대 활자를 만들어 책을 찍어내던 주자소가 있었다.

지역의 옛 모습을 떠올리며 한약향첩 만들기, 무당 점괘 보기, 미니 베틀로 야광팔찌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전통 한지를 이용해 조선시대 포도청 포졸들이 밤에 순찰할 때 쓰던 조족등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조족등을 가지고 있으면 덕수궁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봇짐장수, 엿장수, 순라군, 선비, 양반, 포졸 등이 다니며 관광객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엿장수와 가위바위보를 해 이기면 맛있는 엿도 먹을 수 있다.

야설은 밤에 펼쳐지는 신나는 공연 프로그램이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마당극이 펼쳐지고, 상설무대와 돌담길을 따라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과 길거리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마당극 ‘털보상단’은 조선 장터를 주름잡는 최고의 상단 털보상단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진귀한 물품을 가지고 한양에서 펼치는 이야기다. 청동장군과 황금 전통복식 복장을 한 마임 전문가들이 곳곳을 돌며 인간 석고 퍼포먼스를 벌인다. 이외에 저글링, 외발자전거, 코믹 마임 등 거리의 광대를 만나볼 수 있으며, 어쿠스틱, 재즈, 팝, 힙합 공연도 열린다.

야로는 정동의 아름다운 밤길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함께 평일 낮에 하던 ‘다같이 돌자 정동 한바퀴’를 확대해 5월 29일 저녁 7시, 5월 30일 오후 1시 30분, 저녁 7시 등 3회 운영한다. 탐방로는 덕수궁을 시작으로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구세군역사박물관, 성공회서울대성당, NH아트홀, 시청별관 정동전망대가 종점인 5개 코스를 선보인다. 인력거 2대를 준비해 직접 타보거나 끌어볼 수 있도록 한다.

야화는 밤에 꽃 피우는 정동의 문화시설이다. 덕수궁 등 정동에 있는 문화시설 20곳이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시청별관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덕수궁 야경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야간개방 시설에서 5개 이상 도장을 찍어오는 방문자에게 본인 이름을 새긴 예쁜 기념 증서도 증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