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사회적 약자 조롱한 연예인 출연 신중히 결정하고
임원·제작진 대상 성평등 교육과 인권 교육 실시해야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개그맨 장동민·유세윤·유상무가 지난 4월 28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개그맨 장동민·유세윤·유상무가 지난 4월 28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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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이하 여성민우회)가 여성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장동민에 대해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출신 기자를 채용하는 등 반여성적이고 반인권적인 행보를 보이는 KBS에 우려를 표했다. 특히 미디어의 성차별을 개선하고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여성민우회는 15일 KBS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날 전달한 의견서에서 “개그맨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코디, 군대 후임, 여성, 장애인, 삼풍백화점 피해자 등을 조롱하고 희화했다. 논란이 일자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잘못했다’, ‘사과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책임을 회피해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면서 “하지만 KBS는 현재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와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개그맨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의 방송출연에 대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는 되레 최근 장동민이 출연한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 김수미가 장동민에게 ‘너무 상처받지 말고, 기죽지 말라’고 위로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여성민우회는 이를 두고 “KBS가 여성·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 발언을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는 올해 초 ‘개그콘서트’ 중 ‘사둥이는 아빠딸’ 코너에서 한국 여성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낼 때 사용되는 단어인 ‘김치녀’를 걸러내지 않고 방송했고, ‘일베’에 여성을 비하하는 글을 수차례 올린 기자를 채용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성민우회는 “반여성적, 반인권적인 KBS의 행보를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KBS가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원·제작진·외주제작사 제작진 대상 성평등 교육과 인권교육 실시 △여성·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혐오발언 방송 금지를 위한 사전심의 강화 △문제 발언을 한 출연자에 대한 신중한 방송출연 결정 등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민우회가 제출한 의견서 전문이다.

 

<의견서>

지난 1월 한 남성 청소년이 SNS에 “나는 페미니스트를 싫어한다, 그래서 나는 ISIS를 좋아한다, 지금은 반대로 남성이 차별받는 시대”라는 글을 올리고 터키에서 실종되는 일이 발생했고, 칼럼니스트 김태훈은 한 패션지에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해요’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그는 “페미니스트들이 도대체 김 군에게 뭘 어쨌기에 ‘차라리’ 그 무시무시한 IS를 제 발로 찾아가는 길을 선택했을까?”라며 “현재의 페미니즘은 뭔가 이상하다. 무뇌아적인 남성들보다 더 무뇌아적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2015년 한국사회의 여성에 대한 비하와 혐오의 수준을 보여주는 현주소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러한 특정한 사건이 아니어도 여성에 대한 비하와 혐오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된장녀, 김치녀 등 여성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단어들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광고나 방송 프로그램 등의 미디어에서는 여성 차별적 시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재 여성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와 혐오 발언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 또한 이런 현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그맨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은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코디, 군대 후임, 여성, 장애인, 삼품백화점 피해자 등을 조롱하고 희화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4월 28일 그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이들은 기자회견 내내 “잘못했다”, “사과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책임을 회피해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심지어 한 케이블 방송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장동민은 자신들의 발언을 다시 웃음의 소재로 삼아, 그들의 사과가 얼마나 진정성 있는 것인지 의심하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KBS는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의 방송출연에 대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출연하고 있는 KBS 2TV <나를 돌아봐>에서는 김수미가 장동민에게 “너무 상처받지 말고, 기죽지 말라”는 위로의 말을 전한 것을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를 위로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언급을 피하고 있으며 촬영해 놓은 분량이 많으니 제작진의 뜻에 따르겠다며 방송국의 사정만을 고려하는 그를 위로하는 장면을 방송한 것을 통해 시청자들은 KBS가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발언을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KBS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여성의식과 인권의식을 낮은 수준을 드러냈습니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개그콘서트>의 ‘사둥이는 아빠딸’ 코너에서는 한국 여성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낼 때 사용되는 단어인 ‘김치녀’를 걸러내지 않고 방송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개그콘서트>는 ‘김치녀’ 발언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외모 비하, 인종 차별, 지역 차별 등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웃음의 소재로 사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또한 KBS는 올해 초 ‘일간베스트’에서 ‘생리휴가를 가고 싶은 여자는 직장 여자 상사에게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제출하거나 사진 자료를 반드시 남겨서 감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등의 여성을 비하하는 글을 올린 기자를 채용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공영방송 KBS가 인권적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반여성적, 반인권적인 KBS의 행보를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미디어의 성차별 개선이 성평등 실현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기 때문에, KBS의 현 상황은 조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공영방송 KBS가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여성의식과 인권의식을 다지는 기회를 마련하길 요구합니다.

1) 임원, 제작진뿐만 아니라 외주제작사의 제작진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 및 인권 교육을 실시할 것

2)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혐오발언이 방송되지 않도록 사전심의를 강화할 것

3) 문제 발언을 한 출연자에 대한 방송출연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

우리 단체의 요구사항은 이상과 같습니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와 혐오발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도 모른 채 똑같은 일들이 반복될 것입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이지만 여전히 지상파 방송, 특히 공영방송의 영향력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8조에 지상파방송의 책임에 관한 조항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또한 KBS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해야만 하는 책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KBS가 이번 기회를 통해 성평등 하고 인권친화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공영방송으로서의 제역할을 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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