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일 가해 영국 기업 본사 항의 방문… 환경부 “아산병원서 가습기 살균제 문제 연구”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국가 의무를 외면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국가 의무를 외면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가습기 살균제 제조기업들이 공식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부가 미적거리는 모습이 너무 화가 납니다. 외국계 기업이라 그런 것 같은데 없던 일도 아니고 국민이 피해를 입은 일에 나서는 건 정부의 당연한 역할 아닌가요?”

가습기 살균제로 결국 아내를 잃은 이예도(47·회사원)씨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이씨는 12일 여성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제조사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너무 화가 난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역학조사를 다하고 발표한 지가 수년 전인데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이씨의 아내 이시연(45)씨는 2001년 둘째아이를 출산하기 전부터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 2011년 정부 역학조사 발표로 사용을 중단할 때까지 겨울철마다 매달 3∼4개씩 주로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썼다. 중간에 애경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한두 번 사용하기도 했다.

이씨는 2001년 말 둘째아이 출산 후부터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처음에는 몸집이 작은 아내가 체력이 약해서 그런 줄 알았다. 결핵인 줄 알고 결핵약을 복용했으나 상태는 악화됐고 급기야 쓰러져 119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후 폐포가 터지는 기흉이 발생해 수술을 받았다. 이씨가 10여 차례 입원을 반복하면서 가정은 만신창이가 됐다. 2012년에는 세 차례나 입·퇴원을 반복했다.

지난해 말에는 상태가 더 나빠졌다. 환경부의 2차 조사에 등록해 조사한 결과 2015년 4월 ‘거의 확실’인 1단계 판정이 나왔다. 병명은 폐섬유화증 등 폐질환 관련이었다. 이후 심장과 신장 기능이 떨어져 지난 4일 충남대병원에 입원했다가 9일 낮 갑자기 호흡 곤란이 심해지면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내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어요.” 전화기 너머 이씨의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사망 당일 회사 사무실에 잠깐 나가 있는 동안 “피곤하다”며 잠에 빠져든 아내는 영원히 눈을 뜨지 않았다. 중2 사춘기 아들과 11월 군 제대를 앞둔 늠름한 큰아들을 남겨둔 채 그렇게 세상과 작별했다.

정부가 2011년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에야 유명 회사의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겪은 피해인 줄 알게 됐다. 전화기 너머 이씨의 한숨이 밀려왔다. “아내는 성격이 깔끔하고 위생 관념이 강했어요. 가습기 살균제가 우리 가족을 이렇게 고통에 빠뜨릴 줄 알았다면 절대 쓰지 않았을 거예요.”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에 따르면 어린이 사망자들은 1년 내지 6개월 이내의 짧은 사용 기간 동안 가습기살균제 노출로 호흡 곤란과 폐섬유화 등의 폐질환이 급성적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씨는 성인이고 10여 년 동안 장기적인 노출 과정에서 겨울철 가습기살균제 사용 기간에 폐질환이 심해졌다가 여름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이 반복돼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폐기능이 떨어지면서 심장 기능이 같이 떨어지고 신장도 나빠지는 등 신체기능이 전반적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다.

가습기살균제 생존 환자들의 사망도 잇따르고 있다. 2014년 4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발표 때 생존 환자였던 성인 피해자도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은 1, 2차 정부조사 당시의 사망자 140명에서 2명이 추가돼 모두 142명으로 늘어났다고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사용자의 사망률은 피해 신고된 530명의 27%에 해당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추모대회가 열린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회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는 가운데 바닥에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 있다.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bystolic coupon 2013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추모대회가 열린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회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는 가운데 바닥에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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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사건 초기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상태를 파악해오고 있는 임흥규 환경보건시민센터 팀장은 “사망자의 상당수가 3세 전후의 영·유아와 30대 임산부 연령대인데 이씨의 사망으로 임산부 연령대 사망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임 팀장은 “1, 2단계로 판정받은 환자들은 정부의 지원 대상이다. 이들뿐 아니라 ‘가능성 낮음’의 3단계나 ‘가능성 거의 없음’의 4단계 판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상태가 나빠져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 하거나 반복적으로 병원에 실려가고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는 경우가 있다. 3, 4단계로 판정받은 피해자들은 정부의 지원 범위 밖에 있어 사망자가 나와도 파악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로 아내를 잃은 최주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공동대표는 “판정 단계의 구분 없이 모두 지원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18일 영국으로 출국해 19일부터 22일까지 가장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사망자와 환자의 80% 이상을 발생시켜 가장 큰 피해를 유발한 것으로 지목된 기업이다.

19일에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20일에는 영국 국회의원을 만나 이번 사건에 관심을 끌어낼 계획이다. 21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영국 시민단체와 함께 사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또 옥시레킷벤키저 제품 불매운동,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항의 서한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고 18일부터 광화문이나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한국지사 앞에서 140일 연속으로 1인시위를 할 예정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가습기살균제 환경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다 돼 가지만 가해 제조사들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항의 방문, 대규모 소송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이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8월 31일 참사 발생 4주기 전까지 피해 대책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12일 가습기 살균제 등 유해 화학물질 노출 분야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환경보건센터로 서울아산병원을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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