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 물건보다 돈 보내야
어머니가 아이들을 살려내는 감각으로 사람들 돌봐
필리핀 태풍 재난과 아이티 지진재난의 복구 과정에 참여했던 재난 구조 전문가 제시카 알렉산더(콜롬비아 메일멘 스쿨 공공보건 강사)는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네팔로 오지 마세요. 집에서 돈을 모아 보내주세요” “물건도 보내지 마세요. 운송하는 데 더 많은 돈이 들어요. 게다가 물건이 도착했을 때 지역경제가 무너져 버립니다”
재난은 건물만을 쓰러뜨리지 않는다. 앞으로 전염병과 다양한 질병이 사람들을 더욱 괴롭힐 것이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시설을 세우고 약을 살 수 있는 돈이 필요하다. 망가진 전기시설과 도로 복구를 서둘러 해야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물건이 아니라 돈이 필요하다.
지진은 재난 지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치워야 할 것도 많고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전문가들이 왔을 때는 그들을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아우성치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곳으로 먼저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 못 하겠는가. 그런 마음 때문에 인류가 유지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런 응급한 상황에서는 절제와 전략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이른 시간 안에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네팔에는 인도, 중국, 이스라엘, 호주 미국 그리고 한국 등지에서 전문적인 구조팀이 들어가고 있다. 그들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필리핀의 재난 전문가 크리스틴(필리핀 가족계획 기구 정책 담당관) 은 필리핀 하이옌의 경험을 이야기 한다. 재난은 남녀 구별 없이 나타나지만 남녀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필리핀 태풍으로 많은 난민이 생겨났을 때 많은 임신한 여성들과 가임기 여성들이 질병에 걸리고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다.
재난 수용소에서는 혼란한 틈을 타고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과 성추행이 증가했다. 재난에 의해서 스트레스가 증가한 남성들이 자신과 친밀한 여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불평등한 관계는 위기의 상황에서 폭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크리스틴은 재난 이후에 미디어가 여성들을 약한 피해자로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여성들은 긴 역사를 통해 돌봄노동을 감당해왔다. 여성들을 지원할 때 그들은 집안에 노인과 아이들을 돌보고 살려냈다.
필리핀 태풍 피해 복구 과정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놀라웠다. 어머니들은 아이들을 살려내는 경험과 감각으로 사람들을 살려냈기 때문이다. 크리스틴은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재난 복구 과정에서 여성들의 참여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여성들의 문제를 부각시켰을 뿐만 아니라 재난 복구 과정에서 노인들, 아이들, 장애인들, 불가촉천민들 등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이 겪을 다양한 경험을 재해 복구 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통찰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