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무뢰한’... 김혜수, 임수정…티켓파워 기대해도 될까
여성들도 매우 힘든 세상을 산다는 메시지 던져
4월 29일 김혜수·김고은 주연의 영화 ‘차이나타운’ 개봉을 시작으로, 전도연의 ‘무뢰한’, 임수정의 ‘은밀한 유혹’ 등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영화들이 6월까지 연이어 개봉한다. 28회 바르샤바 국제 영화제 초청작 ‘부곡하와이’와 16회 전주국제영화제 본선 진출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도 여성 주인공을 앞세워 5월 중 개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여름 개봉을 기다리는 5월은 드라마, 범죄, 멜로, 블랙코미디 등 특징 있는 장르 영화가 개봉하기에 적기다. 또 여성을 내세운 영화에 감독들의 작가주의적 야심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차이나타운, 무뢰한 등에 나오는 강인하면서도 신비로운 여성 캐릭터는 여성들도 매우 힘든 세상을 산다는 메시지를 던진다”며 “감독들이 남자들뿐 아니라 여성들도 거칠고 비정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장르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드물지만, 여성을 투톱으로 한 액션 누아르 영화 ‘차이나타운’의 경우, 2002년 개봉했던 이혜영·전도연 주연의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로 거의 처음이다. 심영섭 평론가는 “김혜수라는 중견 배우의 건재함과 그 뒤를 잇는 신세대 여배우 김고은의 발굴에 의의가 있다”며 “두 배우가 멋진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다들 한 영화의 일부였다가 전체로 확대되는 도전적인 시기”라고 설명했다.
여배우와 감독들의 중요한 전기가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이제 모든 영화는 ‘과연 티켓파워를 증명할 것인가’ ‘연기 변신에 성공할 것인가’ ‘국내외 영화제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등 개봉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고,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즐길 순간만이 남았다.
차이나타운
지하철 보관함 10번에 버려진 ‘일영’(김고은)이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엄마’(김혜수)를 만난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치 않는 엄마가 일영에게는 유일한 안식처다. 가장 쓸모 있는 아이로 살던 어느 날 일영은 엄마의 돈을 빌려 간 악성 채무자의 아들 석현에게서 따뜻하고 친절한 세상을 느끼게 된다. 일영은 처음으로 차이나타운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 궁금해진다. 4월 29일 개봉.
부곡 하와이
40대 아줌마 ‘자영’(박명신)은 남편의 이민 통보에 하나뿐인 아들을 만나기 위해 정신병원을 탈출한다. 수차례 자살 기도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17살의 소녀 ‘초희’(류혜린)는 생각지도 못한 임신을 하게 되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정신병원에서 탈출한다. 탈출에 성공한 두 여자는 부곡 하와이로 향한다. 갖은 고비를 넘기고 비로소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게 되자,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온 비밀이 밝혀진다. 4월 30일 개봉.
무뢰한
형사 ‘정재곤’(김남길)은 사람을 죽이고 잠적한 살인자를 쫓고 있다. 그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실마리는 박준길의 애인 ‘김혜경’(전도연). 재곤은 정체를 숨긴 채 혜경이 일하는 단란주점의 영업상무로 들어간다. 오직 범인을 잡는다는 목표에 중독돼 있었던 그는 자기 감정의 정체도 모른 채 마음이 흔들린다. 그리고 언제 연락이 올지도 모르는 준길을 기다리던 혜경은, 자기 옆에 있어주는 재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5월 개봉.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수남’(이정현)은 사랑하는 남편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온종일 육체노동을 하는 애처로운 여자다. 하지만 수남이 아무리 많은 일을 해도 남편의 병원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수남의 집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 큰돈을 벌 수 있게 된다. 반면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시위를 일으킨다.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수남은 자신의 타고난 손재주를 육체노동이 아닌 주민들에게 사용하기 시작한다. 5월 개봉.
은밀한 유혹
돈도, 미래도 모든 것이 절박한 여자 ‘지연’(임수정). 그녀에게 마카오 카지노그룹의 비서 ‘성열’(유연석)이 나타나 인생을 바꿀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그 제안은 바로 그룹의 ‘회장’(이경영)을 사로잡아 그의 전 재산을 상속받는 신데렐라가 되라는 것. 성공하면 재산의 절반을 나누는 것이 조건이다. 달콤한 만큼 위험한 제안이지만, 성열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 지연은 마침내 회장의 호화 요트에 오른다. 6월 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