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라의 남성 모델들이 2011년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 들어선 애버크롬비 & 피치의 매장 오픈식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광경은 사라질 것이라고 애버크롬비는 24일 밝혔다. ⓒAbercrombie & Fitch
반라의 남성 모델들이 2011년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 들어선 애버크롬비 & 피치의 매장 오픈식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광경은 사라질 것이라고 애버크롬비는 24일 밝혔다. ⓒAbercrombie & Fitch

인종차별주의 등 논란을 빚어온 미국 의류 브랜드 애버크롬비&피치(이하 애버크롬비)가 자사의 상징인 ‘섹시 마케팅’을 벗어던진다. 

애버크롬비는 오는 7월 말부터 매장 내 홍보물, 기프트 카드, 쇼핑백 등에서 모델들의 섹시한 이미지를 제거하겠다고 4월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장 오픈식 등 행사에 반라의 ‘몸짱’ 남성 모델들을 기용하던 관행도 없앤다. 

인종차별,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던 직원 채용 과정도 바뀔 전망이다. 애버크롬비는 직원 채용 시 인종이나 체형 등 신체적 매력을 보고 뽑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점원의 명칭도 ‘모델’에서 ‘브랜드 대표’로 바뀐다. 애버크롬비는 직원들의 화장, 옷차림 등에 대한 규제도 더 느슨히 하겠다고 밝혔다. 

매장 인테리어도 달라진다. 어둡고 강렬한 향이 풍기던 기존 매장에서, 조명은 밝아지고 향기는 덜한 매장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판매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방책이자, 애버크롬비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제프리즈와 다른 노선을 추구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제프리즈는 애버크롬비의 ‘섹시 콘셉트’를 확립한 인물이다. 제프리즈가 재임한 20여 년간 애버크롬비는 반라의 남성 모델, 성적 매력을 강조한 광고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제프리즈의 인종차별적, 외모지상주의적 발언과 경영 전략 등이 구설에 오르며 비판을 받았다. 

애버크롬비는 미국 오하이오주 뉴올바니에 본사를 뒀으며, 미국 내 830여 개 매장, 캐나다, 유럽, 아시아, 호주, 중동 지역에 16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홀리스터(Hollister Co), 길리 힉스(Gilly Hicks) 등 파생 브랜드도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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