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리프, 여성 극작가 지원 나서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리프가 남성 중심적인 미 영화업계의 여성 극작가 지원에 나섰다. 뉴욕의 여성 미디어 단체인 ‘뉴욕 영화 및 방송계 여성(NYWIFT)’은 지난 4월 19일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40세 이상 여성 극작가 8명에 대한 멘토링 워크숍 ‘더 라이터스 랩’을 9월부터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성 극작가 양성과 시나리오 개발을 목표로 하는 이번 프로그램에는 영화 ‘블랙 버드’의 감독이자 작가인 지나 프린스-바이스우드, ‘보이후드’의 프로듀서 캐롤라인 캐플런, ‘금발이 너무해’의 작가 크리스틴 스미스, ‘브링 잇 온’의 작가 제시카 벤딘거 등이 멘토로 참여한다. 메릴 스트리프는 창립 멤버로 참여해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영화계의 성별 불균형은 그동안 여성계에서 계속 언급돼 온 문제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제인 캠피온 감독도 영화계의 여성 감독 부재 현실을 “비민주적(undemocratic)”이라고 지적하며 “영화계에 내재된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여성영화 및 방송연구센터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4년 할리우드 개봉작 톱 250편 중 감독, 작가, 프로듀서, 편집자, 촬영감독을 포함한 주요 스태프 중 여성의 비율은 17%로 2013년에 비해 1% 증가했지만 1998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지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여성 감독의 비율은 7%, 여성 작가의 비율은 11%로 각각 1998년보다 2%로 감소한 수치를 기록, 성별 불균형이 심각한 분야로 꼽혔다. 여성 작가들의 개런티 또한 남성보다 낮은 수준이다. 여성 영화인들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이유다.

메릴 스트리프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영화계 안팎의 양성평등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냈던 인물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는 패트리샤 아퀘트의 ‘영화계 동일노동 동일임금’ 발언을 지지했고 얼마 전엔 앙겔라 메르켈과 아프리카연합 회장 앞으로 보내는 여성 빈곤 퇴치 조치 촉구 공개 서한에도 서명한 바 있다. 지난 4월 14일 ‘동일임금의 날(Equal Pay Day)’을 맞아 미국 연예매체 『피플』이 성정한 ‘여성의 동일 임금을 위해 노력한 10명의 스타’에도 포함됐다.